증권 IB&Deal

[시그널] 中企 IPO 선전에도 웃지 못하는 바이오·VC

지아이이노 몸값 대폭 낮춰 상장

프리IPO 투자자들 최대 50% 손실

블루포인트 'AC 1호 상장' 무산







올해 들어 강소 기업 등 중소형주 위주로 기업공개(IPO)가 이어지고 있지만 바이오와 밴처캐피털(VC) 등 스타트 업계는 외면받고 있다. 조 단위의 ‘대어’들이 철수한 빈틈을 일부 중소형 공모주들이 파고들어 흥행에 성공했지만 성장성에 기댄 스타트업들은 상장을 포기하거나 상장 후 급락을 면치 못했다.

3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차세대 면역 항암제 개발 기업 지아이이노베이션(358570)의 상장 전 지분 투자(프리IPO)에 참여한 자산운용사 등 투자가들은 최대 50%에 가까운 평가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때 기업가치가 조 단위에 이를 것으로 관측되며 총 26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던 지아이이노베이션이었지만 자금시장 경색에 몸값을 대폭 낮춰 상장했기 때문이다. 바이오 기업 특성상 대규모의 신약 파이프라인 연구개발(R&D) 비용을 지속적으로 조달해야 하는데 고금리가 장기화될 것으로 판단한 투자가들의 외면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앞서 신규 상장한 바이오 종목들도 주가가 부진하다. 올해 첫 상장을 한 임상시험 수탁 기관 바이오인프라(199730)는 이날 상장일 시초가(4만 2000원)보다 42.5% 낮은 2만 4150원에 마감했다. 지난해 상장한 알피바이오(314140)는 1만 2970원에 거래를 마치며 공모가(1만 3000원)를 하회했고 인벤티지랩은 공모가(1만 2000원)보다 2860원 떨어진 9140원에 종가를 형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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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에 투자해온 VC들은 덩달아 상장 시장에서 찬바람을 맞고 있다. 보통 VC가 바이오 등 고위험 고수익 분야뿐 아니라 다양한 업종에 소액을 분산 투자하는 투자가인데도 시장을 사로잡지 못한 것이다. 1호 상장 액셀러레이터(AC)를 목표로 했던 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매출의 지속 가능성에 의구심을 품은 금융 당국을 끝내 설득하지 못하고 상장을 철회했다.

악화된 투자심리를 돌리기 위해 조달 금액이나 몸값을 낮추는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운용자금(AUM)이 1조 원을 넘는 LB인베스트먼트가 VC 중에서 이례적으로 흥행에 성공한 것은 공모액과 공모가를 보수적으로 낮춰 잡았기 때문이라는 게 IB 업계의 주된 평가다.

HB인베스트먼트는 NH스팩23호와 합병한 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예비 심사를 청구한 뒤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는 일반적인 직상장보다 조달 금액이 적지만 자금을 안정적으로 조달하고 금융 당국의 까다로운 심사를 피할 수 있다. 상장을 준비하는 다른 VC들도 지금과 같은 금융 불확실성이 장기간 지속된다는 판단으로 스팩 상장을 의미 있게 검토하고 있다.

김남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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