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열심히 공부해 대학에 들어가고 대학 내내 여러 스펙을 쌓아 내로라하는 대기업에 지원한다. 수차례 면접을 거쳐 직장을 잡고 이제 끝났나 싶지만 직장인들은 깨닫는다. 지금부터 자신의 능력, 역량을 바탕으로 또 다른 시합이 시작된다.
신간 ‘스크럼의 힘’은 급변하는 세상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 방향을 조언해준다. 직장인에게 ‘일’은 항상 고민의 대상이다. 내가 이 일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안정적으로 계속 일하려면 어떤 걸 지금 해야 할까, 내가 잘하고 재밌는 일은 무엇일까. 챗GPT 등 기술 개발의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면서 새로운 기술이 개발돼도 절대로 대체될 수 없는 일을 하는 게 더 중요해졌다.
저자가 지금 각자 하고 있는 일의 방향이 시대 흐름과 맞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말한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다. 지금 당장은 높은 급여를 주는 일이더라도 가까운 미래에 로봇, 인공지능(AI) 등으로 손쉽게 대체될 수 있다면 지금 당장 일의 방향을 바꿔야 한다. 이후 자신이 잘하는 일, 해야만 하는 일, 하고 싶은 일 간에 적절히 균형을 맞춰야 한다.
이때 가장 필요한 역량이 바로 ‘스크럼’이다. 스크럼이란 럭비에서 여럿이 뭉쳐 골을 향해 전진하는 전략으로 저자는 책에서 유연하게 협력하고 민첩하게 대응을 할 수 있는 역량이라고 설명한다. 구체적으로 위기와 기회를 감지하는 능력, 협업을 이끄는 능력, 당연한 것을 새롭게 만드는 능력, 기술을 융합하는 능력, 전체를 시각화하는 능력 등이 스크럼이라고 할 수 있다. 조직의 리더라면 이 다섯 가지 역량을 갖춘 인재를 발굴하고 활용해야 성과를 낼 수 있다.
책은 다섯 가지 능력별 특징에 대해서도 자세하게 서술돼 있다. 가령 위기와 기회를 감지하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호기심이 많고 주변을 잘 관찰하고 비판적으로 질문해 새로운 지식으로 발전시킨다. 협업을 잘 이끌어내는 사람은 평소 대가 없이 상대가 필요한 것을 주고 평판이 좋으며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 책을 통해 독자 개인은 다섯 가지 역량 중 어떤 게 제일 많이 가졌는지 살펴볼 수 있다. 조직 리더라면 자신이 데리고 있는 구성원이 어떤 능력에 강점을 보이는지 가늠 가능하다. 이같은 분석을 바탕으로 스크럼을 뭉쳐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동료들이 있는 플랫폼에 참여하거나 플랫폼을 구성할 수 있다.
저자는 다섯 가지 역량을 실제 애플에 적용해 분석한다. 스티브 잡스가 기회를 감지하는 능력, 기존에 있던 것을 새롭게 만드는 능력이 뛰어났고 조너선 아이브와 팀 쿡이 전체를 시각화하는 능력이 뛰어났다. 3명이 서로 다른 능력을 상호보완한 끝에 ‘애플 신화’를 쓸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저자는 “과거 뭉쳐야 산다는 구호가 생존에 도움을 주는 시절이 있었다”며 “스크럼은 누구와 어떻게 뭉칠지에 대한 21세기적 해답”이라고 말했다. 1만7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