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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모두를 죽이는 자'의 귀환, 영화 '존 윅 4'

사진 제공=레드아이스엔터테인먼트사진 제공=레드아이스엔터테인먼트




‘존 윅’이라는 이름만으로 모든 설명은 끝났다. 존 윅(키아누 리브스 분)은 총을 쏘고, 칼로 베고, 주먹을 휘두르면서 앞으로 전진한다. 한편으로는 고전적인 ‘최고회의’ 시스템과 얽혀 숙명을 마주한 21세기 기사(騎士)를 그려내는 것 같다. 4년 만에 극장으로 돌아온 영화 ‘존 윅 4’는 박진감 넘치는 액션을 선보이며 관객들이 ‘존 윅’에 바라는 소망을 충족시켰다.



이야기는 복잡하지 않다. ‘최고회의’를 집어삼킨 야심가 ‘그라몽 후작(빌 스카스가드 분)’은 존 윅을 죽이기 위해 그의 오랜 친구인 ‘케인(견자단 분)’을 불러온다. 케인은 딸의 목숨으로 협박하는 그라몽 후작에게 협력하고, 존 윅의 현상금을 노리는 ‘추적자(샤미어 앤더슨 분)’도 등장해 팽팽한 긴장감을 조성한다. 호시탐탐 목을 조여 오는 최고회의의 사슬을 끊어내기 위해 전면전을 선포하는 존 윅. 전편에서 존 윅을 쏘아 의중을 두고 여러 추측이 제기된 바 있던 ‘윈스턴(이안 맥셰인 분)’이 4편에서 존 윅의 복수를 어떻게 대할 것인지 관심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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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도 한 층 더 풍부해졌다. 운명적 결투의 장을 앞둔 존 윅은 자신의 무기로 총을, 그라몽 후작은 칼을 언급한다. 영화에서 총과 칼은 전부 등장한다. 일본·프랑스·독일·요르단 등 여러 나라를 로케이션으로 삼아 특색 있는 영상미를 선보인 데 이어 활과 폭탄 등 이색적 요소도 활용했다. 파리의 사크레 쾨르 대성당으로 가는 길목에서 마주하는 ‘222 계단 액션’은 화려하다. 당장이라도 쓰러질 만한데도 처절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존 윅의 투지, 한 계단씩 올라가면서 조우하는 격투와 총격 액션이 절정을 이룬다. 덕분에 영화 내내 지속되는 액션 장면에도 관객들은 지치지 않고 몰입한다.



전작에 비해 38분 정도 늘어난 러닝타임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일본 도쿄 국립 신 미술관의 외관에 네온사인 조명을 이용한 ‘오사카 콘티넨탈 호텔’ 장면이 생각보다 많은 분량을 차지한다. 신비로운 동양의 이미지가 사이버펑크한 분위기와 뒤섞여 전경을 이루지만 참신하지는 않다. 하지만 결말을 향해 달릴수록 집중력은 높아진다. 마지막 장면은 여운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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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의 호연은 키아누 리브스 외에도 이어진다. 키아누 리브스는 영화 내내 380단어만을 말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대사 대신 경이로운 액션 장면을 90% 이상 직접 소화했다. 영화 ‘그것’에서 ‘페니 와이즈’를 연기하며 관객의 시선을 끈 빌 스카스가드가 빌런 그라몽 후작으로 등장한다. 비열함과 고풍스러움이 균형을 잡는 연기와 함께 매번 바뀌는 의상을 구경하는 재미도 있다. 시각장애를 가지고 있는 암살자라는 설정을 안고 액션을 펼치는 견자단은 극에 튀지 않게 녹아든다. 견자단의 케인은 때론 서부극을 연상케 하는 분위기, 때론 애절한 부정(父情) 등 드라마틱한 연기를 통해 다채로운 모습을 선보인다.

지난 24일 앞서 개봉한 미국에서의 ‘존 윅 4’의 흥행 실적도 심상치 않다. ‘존 윅 4’는 시리즈 사상 최고의 오프닝 기록과 함께 첫 주말 흥행 스코어 73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시리즈 1편인 ‘존 윅’의 첫 주말 흥행 스코어는 1400만 달러였다. ‘존 윅 4’는 1편의 5배가 넘는 성적을 기록하며 순탄하게 호조를 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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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에 힘입어 ‘존 윅’ 시리즈의 스핀오프 영화 ‘발레리나’와 프리퀄 드라마 ‘더 콘티넨탈’이 제작되며 세계관을 확장할 예정이다. ‘발레리나’는 전편 속 암살자를 양성하는 러시아 발레단의 발레리나가 가족의 복수에 나서는 이야기를 다룬다. 영화 ‘나이브스 아웃’ 등에 출연한 배우 아나 데 아르마스가 주인공을 맡는다. ‘더 콘티넨탈’은 1970년대 호텔을 손에 넣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젊은 시절의 윈스턴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영화는 오는 12일 개봉한다. 청소년 관람불가. 이 편에서도 강아지가 등장한다. 존 윅과 강아지가 어떤 관계를 맺을지 지켜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가 될 수 있겠다.


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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