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묘소가 1일 모란공원 민주열사 묘역으로 이장됐다. 국민의힘은 “직위를 이용한 성범죄자로 판명된 박 전 시장 묘소 이장은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행하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이 같은 시선을 의식한 듯, 유족들은 예정된 오후 3시보다 이른 새벽 시간에 이장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민수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모란공원은 민주화 운동가, 노동운동가 등 수많은 민주열사가 잠든 곳"이라며 "이 곳에 직위를 이용한 성범죄자로 판명 난 박원순 전 시장의 묘소를 옮기는 것은 민주화 성지를 모독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지난 2021년 1월 국가인권위원회는 직권조사 결과 박원순 전 시장의 행위가 성희롱으로 인정된다고 결정한 바 있다"며 "박 전 시장의 유족은 이에 반발하여 소송을 했었지만 1심 재판부는 '인권위 결정이 타당'하다고 판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민주당 국회의원들은 오늘 박원순 묘 이장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과거 박원순 전 시장의 성범죄 피해자를 피해 호소인이라고 칭했던 민주당스럽다"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도대체 민주당의 내로남불과 모럴해저드의 끝은 어디냐"며 "끝이 없이 이어지는 민주당의 이중적이고 타락한 도덕성은 마치 4월 1일 거짓말 같다"고 비꼬았다.
2020년 성추행 의혹으로 피소당하자 극단적 선택을 한 고인은 "화장해서 부모님 산소에 뿌려달라"는 유언에 따라 그해 7월 13일 고향 창녕군 장마면 선영에 묻혔다. 하지만, 2021년 9월 20대 남성이 박 전 시장의 묘소를 훼손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후 유족이 이장을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란공원에는 청년 노동자 전태일 열사를 비롯해 서울대생 박종철 열사, 인권 변호사 조영래 등 40여년간 민주화운동, 통일운동, 사회운동, 노동운동, 학생운동을 하다 희생된 200여 민주 열사들의 묘역이 모여 있다. 다만 모란공원은 사설 묘역이라 유해 안장에 대한 조건은 따로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