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 등이 시장 예상을 깨고 깜짝 감산을 하면서 미국이 반발하고 국제 유가는 급등했다. 갈길 바쁜 세계 경제에 유가 상승이라는 또 다른 악재가 겹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일(현지 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OPEC과 러시아 등 0PEC+ 소속 주요 산유국은 다음달부터 하루 116만 배럴 규모의 자발적 추가 감산을 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SPA 통신은 내달부터 사우디의 원유 생산량이 하루 50만 배럴 감소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사우디 측은 “연말까지 이어질 예정인 감산은 국제 원유시장의 안정을 위해 예방적으로 단행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감산은 지난해 10월 OPEC+ 회의에서 결정된 대규모 감산 정책과 별도로 실행되는 추가적인 조치다. OPEC+는 지난해 10월 하루 원유 생산량을 단계적으로 하루 200만 배럴 줄이기로 합의했다.
이날 아랍에미리트(UAE)도 5월부터 연말까지 14만 4000배럴 감산에 돌입한다고 발표했다. 이라크도 이날 하루 21만1000배럴 감산 계획을 발표했다. 쿠웨이트, 오만, 알제리, 카자흐스탄도 자발적 감산에 동참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OPEC+의 추가 감산 조치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 사우디의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은 국내 물가 안정을 위해 사우디 등에 감산을 자제하라고 요구해왔다. 실제 이날 백악관 측은 감산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날 결정으로 국제유가는 급등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장중 8% 급등했다 한국 시간 오전 9시 15분 현재 6% 오른 배럴당 80달러 대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8% 급등은 1년래 최대 상승폭이다. 브렌트유도 6% 이상 오른 84달러 대에 거래 중이다. 골드만삭스는 유가 전망과 관련, 올 연말 브렌트유가 95달러, 내년에 100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