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자영업 다중채무 720조…9월이 두렵다

◆만기연장·상환유예 9월 종료 '부실 뇌관' 우려

1인당 평균 대출액 4억2000만원

고금리에 이자 눈덩이…한계 몰려

3일 서울의 한 시장에서 상인이 식자재를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3일 서울의 한 시장에서 상인이 식자재를 옮기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이후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가중되며 자영업 대출자 173만 명이 3개 이상의 대출로 총 720조 원을 빌려 쓴 것으로 나타났다. 9월부터 정부 및 금융권의 만기 연장과 상환유예 조치가 종료되면 이들 다중채무자의 상당수가 원리금 상환에 실패해 금융권 부실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관련기사



3일 한국은행이 양정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영업자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전체 자영업자 대출(사업자대출·가계대출) 잔액 1019조 8000억 원 가운데 다중채무자의 대출 잔액은 720조 3000억 원으로 70.6%에 달했다. 다중채무 자영업자는 총 173만 명으로 전체 자영업자(307만 명)의 56.4%를 차지했다.

다중채무자는 대출을 받기 위해 이용한 금융기관이나 개인사업자대출 상품 수가 3개 이상인 차주를 말한다. 결국 자영업 대출자 10명 중 6명은 이미 금융회사 3곳 이상에서 돈을 빌려 더는 대출받기 어렵다는 의미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후 좀처럼 경기가 회복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출금리가 추가로 인상될 경우 일반 차주보다 이자 부담이 커지고 부실 위험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다중채무 자영업자들의 1인당 평균 대출액은 4억 2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 중 변동금리대출 비중이 72.7%였던 만큼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상환 부담도 덩달아 커졌다. 한은에 따르면 다중채무 자영업자들은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될 때마다 1인당 이자 부담이 평균 연 76만 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1.5%포인트 오를 경우 연 454만 원의 이자를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만약 2021년 8월 이후 올 초까지 기준금리 인상 폭(3.00%포인트)만큼 대출금리가 뛰었다면 다중채무 자영업자의 1인당 평균 연 이자 규모는 908만 원가량 늘어났을 것으로 추산된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정부의 상환유예 조치가 9월부터 종료되는 데다 만기 연장 대상이 아닌 코로나19 긴급 대출 등은 당장 올해 만기가 돌아와 이중삼중으로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한 시중은행 여신 담당 부행장은 “코로나19 이후 자영업자 등 차주를 대상으로 리스크 관리를 하고 있지만 다중채무자일수록 원금뿐 아니라 이자 상환 부담도 일반 차주보다 더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지영 기자·노현섭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