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유가 10% 뛰면 물가 0.3%P 올라…고민 커진 금통위

OPEC+ 기습 감산에 유가 전망치 상향

당분간 국제 유가 강세 기조 보일 듯

동결 전망 속 11일 금리결정 주목

서울 시내 주유소의 모습. 권욱 기자 2023.03.26서울 시내 주유소의 모습. 권욱 기자 2023.03.26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이후 금융 불안으로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을 준비하던 전 세계 통화 당국에 국제유가가 다시 변수로 떠올랐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 OPEC 산유국 협의체인 OPEC+가 예고도 없이 감산에 나섰기 때문이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한 물가 불안이 다시 나타난다면 금융 불안에도 불구하고 중앙은행들은 금리 인상을 멈추거나 인하하기 어렵다.



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전망치보다 10% 높아질 경우 소비자물가상승률의 추가 상승 폭은 0.2~0.3%포인트로 추산된다. 2월 경제전망에서 조사국은 올해 국제유가를 연평균 배럴당 84달러로 예상했다. 이번 OPEC+의 기습 감산으로 골드만삭스는 국제유가가 95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보는 등 주요 기관마다 10달러 안팎의 전망치 상향이 이뤄지고 있어 추가적인 물가 상승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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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물가가 연말 3% 초반까지 하락한다는 전제로 통화정책을 운용 중인 한은도 국제유가가 변수가 되면 계산이 꼬이게 된다. 당장 4일 발표되는 3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4.5% 아래로 떨어진다고 해도 안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부 금융통화위원들은 여전히 국제유가와 환율의 재상승 가능성 등을 우려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6월 이후 상승세가 본격화될 가능성도 제기되는 만큼 금통위는 변수를 하나 더 안고 금리를 결정하게 됐다. 오정석 국제금융센터 전문위원은 “OPEC+의 국제유가 지지 의지가 재확인된 만큼 은행 사태와 같은 금융 불안 등으로 위험 기피 심리가 확산하지 않는 한 국제유가는 강세 기조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속도 조절에 한은도 이달 11일 금통위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OPEC+의 감산도 수요 감소에 대한 선제적 대응 성격인 만큼 글로벌 공급망 차질이 발생했던 지난해보다는 국제유가에 미칠 영향이 크지 않다는 평가다. 이날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SVB 파산 사태 등으로 연준의 재가속화 옵션이 제거돼 한은 입장에서도 추가 인상의 명분이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조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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