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와 이상국 서울대약대 교수 공동 연구팀이 '신바로2의' 한방 약침의 허리디스크 치료 기전을 규명했다고 4일 밝혔다.
흔히 '허리디스크'로 불리는 요추추간판탈출증은 현대인들의 고질병 중 하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197만 5853명이 허리디스크로 병원을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허리디스크로 고생하는 이들이 200만 명에 육박하는 셈이다. 허리디스크를 유발하는 원인은 바르지 못한 자세와 외상, 과체중 등으로 다양한데, 척추에 과도한 부담이 누적되어 척추 뼈와 뼈 사이에 위치한 디스크(추간판)가 손상되거나 탈출하면 염증 및 통증을 유발하게 된다. 이는 보행에 지장을 주는 등 일상생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므로 조기에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한방병원에서는 허리디스크를 치료할 때 천연물 약재를 이용한 약침이 주로 쓰인다. 한방 약침은 천연물 한약재 유효성분을 인체에 무해하게 정제해 약화된 근육과 인대 주변에 놓는 방법이다. ‘신바로2’는 두충, 오가피 등을 주요 약재로 사용하는 약침액으로, 통증의 원인인 염증을 빠르게 해소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며 활발하게 처방되고 있다.
연구팀은 쥐 꼬리의 디스크에서 분리한 자가수핵을 쥐의 요추 5번 신경근과 가까운 부위에 이식해 허리디스크를 유도한 다음 '신바로2' 주사제를 근육 또는 구강으로 투여하고 정상군과 비교했다.
실험 결과 허리디스크를 유도한 실험 쥐들은 산화 스트레스와 관련된 신호전달물질인 종양괴사인자-알파(TNF-α)와 인터루킨-베타(IL-1β) 발현량이 증가했는데, 신바로2 투여 후 발현량이 유의미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근육투여 집단과 경구투여 집단 모두 신바로2의 농도가 높아질수록 발현량이 더욱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다. 산화 스트레스는 활성산소가 체내에 과도하게 누적돼 산화 균형이 무너진 상태를 말하며 염증 반응을 유발한다. 이는 노화와 더불어 근골격계 질환, 신경 손상, 대사증후군 등의 원인이 된다. 연구팀은 신바로2가 산화 스트레스를 감소시킴으로써 허리 통증의 원인인 염증을 해소하는 치료기전이 입증됐다고 해석했다.
연구팀은 신바로2가 디스크 퇴행 관련 인자의 발현도 감소시킨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신바로2를 투여한 집단의 ADAMTS-5(A Disintegrin and Metalloproteinase with Thrombospondin Motifs 5) 증감을 살펴본 결과 허리디스크 유도에 의해 증가했다가 신바로2를 투여 후 농도의존적으로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ADAMTS-5는 연골을 파괴하는 효소로 디스크 퇴행에 관여한다고 알려져 있다.
신바로2는 동물 행동실험에서도 운동능력 개선 효과를 보였다. 쥐가 쳇바퀴를 돌게 한 뒤 움직임을 관찰하는 검사를 진행한 결과 신바로2를 근육 및 구강 투여한 지 10일 차부터 뒷발 사용량이 유의미하게 늘어난 것이다. 또 신바로2를 투여한 농도가 높을수록 운동기능이 더욱 크게 개선되는 경향을 보였다.
해당 연구를 주도한 홍진영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번 연구를 통해 신바로2의 허리디스크 치료 기전을 최초로 확인했다”며 “허리디스크 치료에 있어 천연물 유래 한방치료가 스테로이드 등 화학성 약물의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허리디스크의 비침습적 치료로 많이 쓰이는 스테로이드 주사의 경우 반복적으로 맞으면 척추 주변 근육과 인대가 약화되고 감각이 저하되는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척추관절연구소에 따르면 신바로2의 기반이 되는 GCSB-5(청파전)는 앞서 다수 연구논문을 통해 근골격질환 치료 효과가 입증된 바 있다.
이번 논문은 SCI(E)급 국제학술지 ‘신경학최신연구(Frontiers in Neurology)’ 3월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