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올해 업무보고와 제약바이오산업 육성·지원 5개년 종합계획 등을 통해 강력한 신약 개발 의지를 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K바이오 기술수출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이미 기술수출이 산업 생태계의 한 구성 요소로 자리매김한 상황에서 기술을 글로벌 빅파마 등에 라이센스 아웃하는 것을 무조건 나쁘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문제는 기술수출이 계속될 경우 독자 신약은 그만큼 개발될 가능성은 낮아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4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술 수출 2조 1556억 원으로 전년 동기 2조 1740억 원 대비 184억 원(0.8%) 감소했다. 총 8건의 기술 수출이 이뤄졌고 바이오 벤처뿐 아니라 대형 제약사, 빅파마의 자회사 등도 기술 수출 행진에 가담했다.
올해 가장 큰 계약 규모의 기술수출을 한 기업은 바이오오케스트라다. 바이오오케스트라는 다국적 제약사와 최대 약 1조 1184억 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이 회사는 자체 개발한 뇌 표적 고분자 기반 약물 전달체 기술(BBDS)을 보유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는 바이오오케스트라의 약물 전달체 기술을 이용해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를 개발할 계획이다.
이 밖에 기술 수출 업체 리스트에 GC셀, 이수앱지스(086890), 진코어, HK이노엔(195940), 대웅제약(069620), 바이오텍, 온코닉테라퓨틱스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이전된 기술은 유전자치료·면역항암제 등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기술수출이 많이 고전했지만 코로나19의 엔데믹 전환과 함께 훈풍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제약바이오 생태계에서 기술수출이 하나의 매커니즘으로 자리잡고 있는 상황에서 기술수출의 증가는 반가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2027년까지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신약 10개를 개발하는 게 정부 목표인데 기술수출이 계속되면 아무래도 목표 달성 후보는 줄어들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