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3 거시경제조사기구(AMRO)가 한국에 신뢰할 수 있는 재정준칙을 도입하고 인플레이션 영향을 받는 취약 부문 및 계층에 선별적 지원을 지속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AMRO는 4일 ‘2022년 한국 연례협의 보고서’를 통해 “올해 한국경제는 민간 소비와 수출 둔화, 약한 설비 투자 등으로 2022년 2.6%보다 0.9%포인트 감소해 1.7%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말 연례협의 진행당시 1.9%전망치보다 0.2%포인트 하향조정한 수치다.
평균 물가 상승폭도 당시 3.0%로 예상했지만 보고서에는 3.3%로 0.3%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 하락에 따라 지난해 5.1%보다는 완화된 수치지만 당초 보고서보다 향후 물가수준도 불안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분석인 셈이다. AMRO은 “정부가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고 경제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재정 건전성 제고와 유연한 통화정책 운용, 음융 안정성 유지, 성장 잠재력 제고가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AMRO는 단기적으로 국제 원자재 가격 재상승과 공급망 교란 확대, 미국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인상, 선진국의 급격한 경기 둔화, 예상보다 느린 중국 경기 회복 등 경기 하방 위험이 존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장기적으로는 가계 및 기업 부채와 고령화 등을 한국 경제의 위험요인으로 꼽았다.
AMRO는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지속적으로 상회할 것으로 보고 현재 한국은행의 긴축적 통화정책 기조가 적절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경기 하방 위험과 금융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 한국은행이 경기부양을 위해 통화 정책을 조정할 준비가 돼야 한다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금융 완충 장치 확충도 권고했다. 은행이 자본과 유동성 완충 장치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해야 하고, 은행과 비교해 취약성이 높은 비은행 금융회사들의 금융 완충 장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아울러 디지털 전환 촉진, 탄소 중립 이행 등을 통해 경제 구조 개혁과 성장 잠재력 강화를 지속 추진할 것도 당부했다.
한편 AMRO는 아세안+3 경제 동향을 분석·점검하고 회원국 경제·금융 안정을 지원하는 국제기구다. 지난해 말 연례협의단이 방한해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등 23개 개인·기관과 면담을 실시한 뒤 이번 보고서를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