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불과 2주 앞인데 황당하다”…KPGA 챔피언스투어 개막전 전격 취소

정기총회 사업예산 부결로 인해 예산 편성 불가 이유

선수회 “대회 치른 뒤 사후승인 가능…취소절차도 문제”

집행부 “자칫 배임 될 수 있어, 1·2부 투어는 예정대로”

지난해 챔피언스 투어 개막전 우승자 박노석. 사진=KPGA 제공지난해 챔피언스 투어 개막전 우승자 박노석. 사진=KPGA 제공




한국프로골프(KPGA) 챔피언스 투어 시즌 개막전이 전격 취소됐다. 4일 KPGA 투어 홈페이지 공지사항에 따르면, 오는 18일부터 사흘 동안 충남 부여 롯데스카이힐부여 컨트리클럽에서 열릴 예정이던 챔피언스 투어 1회 대회는 취소됐다.



KPGA 투어는 이 같은 소식을 알리면서 “정기총회에서 ‘2023년 사업예산’ 부결로 인해 예산 편성이 불가능한 관계로 대회를 진행할 수 없음을 알려드린다”고 했다. 같은 이유로 이날 예정에 잡혀 있던 챔피언스 투어프로 세미나도 취소됐다. KPGA는 지난달 30일 정기총회를 개최했지만 사업예산 승인이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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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스 투어는 만 50세 이상 선수들이 참가하는 무대로 흔히 시니어 투어로 불린다. 시즌 개막을 2주 앞둔 상황에서 대회 취소 소식을 접한 선수들은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강일모 챔피언스 투어 선수회장은 “어제(3일) 아침 연습라운드를 하던 회원이 골프장 측으로부터 대회 취소 소식을 접하고 전화로 알려왔다”며 “현재 챔피언스 투어 회원들 모두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강 회장은 개막전 취소 결정 과정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회 취소 결정은 투어 이사회 의결사항인데 이사회 멤버이자 선수회장인 나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며 “협회에 알아보니 일부 임원과 팀장이 결정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신규 대회가 아닌 이상 기존과 동일한 수준에서 먼저 대회를 치르고 나중에 승인을 받는 등의 방법도 있는데 충분히 협의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결정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유달영 KPGA 전무이사는 “골프장의 예약 문제 등 시간적으로 촉박해 투어 이사회를 거치지 않았다”며 “대회를 먼저 개최한 뒤 사후 승인을 받는 건 자칫 배임 행위가 될 수 있어 부득이 취소를 하게 됐다”고 했다. 유 전무는 "현 상태에서는 협회 직원의 급여나 경영활동에 필요한 자금만 사용할 수 있다"며 “당장 협회 자금이 투입되지 않는 1부와 2부 투어 대회는 예정대로 치를 수 있다”고 했다.

한 대의원은 “집행부가 규정만 앞세우면서 원리원칙만 고집하고 있는 듯한 인상이다”며 “집행부가 사태 해결에 대한 의지만 있다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그럼에도 챔피언스 투어 개막전을 전격 취소한 건 예산 미승인 책임을 대의원들에게 떠넘기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김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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