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부진한 경제 지표와 노동시장 둔화 가능성 등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하락세를 보였다. 산유국들의 감산으로 유가 불확실성이 높아진 것도 투자자들의 심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4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98.77포인트(0.59%) 하락한 33,402.38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3.91포인트(0.58%) 내린 4,100.60에,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63.13포인트(0.52%) 하락한 12,126.33에 거래를 마쳤다.
투자자들은 다소 부진한 경제지표가 경기침체의 신호가 아닐지 우려하는 분위기다.
미 노동부가 이날 공개한 2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업들의 구인 건수는 993만 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보다 63만건이 감소한 것으로 전문가 전망치인 1,040만건을 밑도는 수치다. 월간 구인 건수가 1,000만건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21년 5월 이후 거의 2년 만에 처음이다.
이미 페이스북과 아마존 등 미국의 주요 빅테크들은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LPL 파이낸셜의 수석이코노미스트인 제프리 로치는 “경제가 둔화되면서 기업들이 채용을 줄이고, 근로자들이 더 나은 근무 조건과 높은 급여를 찾아 그만둘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성장률 전망도 어두워지고 있다. 애틀란타 연방준비은행(연은)의 국내총생산(GDP) 추정 모델인 GDP 나우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성장률은 연율 1.7% 수준으로 전망됐다. 약 2주 전까지만 해도 3.5%를 나타냈던 성장률 전망치가 급속하게 하향 조정된 것이다. 미국의 2월 공장재 수주도 전월보다 0.7% 감소했는데 당초 월가 전망보다 큰 폭으로 줄어든 수치다. 유가는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갔으나 경기침체 우려가 커질 경우 원유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다소 불안한 경기 흐름 속에 은행 위기에 대한 우려 역시 시장을 맴돌고 있다. 미국 최대 은행 수장인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현재의 위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위기가 끝나더라도, 이 영향은 수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다이먼 CEO는 현재의 위기가 2008년의 금융위기 등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