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여 만에 여객 운송 재개를 앞둔 한중 카페리(여객+화물)의 일부 항로 여객운임이 큰 폭으로 인상될 전망이다.
5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인천∼중국 항로 카페리 선사 8곳 가운데 3곳이 최근 인천지방해양수산청에 요금 인상 신고서를 제출했다.
카페리 선사 진인해운(인천∼친황다오)·한중훼리(인천∼옌타이)·연운항훼리(인천∼롄윈강)는 각각 여객운임을 10∼40% 올리겠다고 신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4인실 편도 기준으로 1인당 11만5000원∼13만원 수준이던 요금을 14만∼19만4000원으로 올리는 방안이다.
카페리 업계는 여객운임을 지난 10여 년간 동결했는데 유류비와 인건비 상승 등으로 인해 더는 버티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선사들은 중국에서 받는 카페리 운임에 비해 한국에서 책정하는 운임이 상대적으로 낮아 형평성 문제도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운임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카페리 업계 관계자는 "전염병 상황 시 항공기는 여객 수가 적더라도 운임을 올리는 방식으로 손실 보전이 가능하지만, 카페리는 탄력적으로 운임 조정이 불가능하다 보니 여객 운송 자체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신고서를 받은 인천해수청은 선사별로 각기 다른 운임 인상 기준을 적용할 수는 없다고 보고 한중카페리협회에 통일된 기준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협회는 현재 환율 변동에 따른 손해인 환차손을 선사별로 보전하는 요금안을 검토하고 있다.
과거 항로 개설 때와 비교해 중국 화폐 가치가 올라간 만큼 한국에서 받는 카페리 기준 운임을 최대 39%까지 단계적으로 올리는 방안이다.
한중카페리협회 관계자는 "3∼4년에 걸쳐 환차손을 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개설된 지 오래된 항로에만 적용되며 손해를 보전하는 것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운임 인상으로는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준 운임을 올리더라도 평소에는 할인을 적용해 실제 승객들이 내는 운임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며 "특수상황에만 올린 운임을 받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천해수청 관계자는 "선사별로 급작스럽게 여객운임을 인상하면 거부감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일단 협회에 기준안 마련을 요청했다"며 "기준안이 나오면 내용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천과 중국 주요 도시를 주 2∼3회 오가는 한중 카페리는 2020년 1월 말 코로나19 여파로 여객 운송을 중단한 뒤 그동안 컨테이너 화물만 운반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가 지난달 20일부터 한중 카페리의 여객 운송을 허용함에 따라 일부 선사가 여객 운송 재개를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