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의 경고가 무색했다. 코스닥 시총 2위 에코프로(086520)가 종가 기준 50만 원을 넘어서며 또 한번 신고가를 썼다. 개인 투자자 뿐 아니라 외국인까지 가세해 매수 버튼을 누르면서다. 2차 전지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지만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본 공매도 물량도 늘어가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에코프로는 전날보다 7.58%(3만6000원) 오른 51만1000원에 마감했다. 시총은 13조2232억 원으로 코스피 시총 21위 LG(13조2133억 원)을 넘어섰다. 이날 에코프로비엠(247540)은 4% 오른 23만3500원에 마감했다. 에코프로에이치엔(383310)(0.82%) 역시 0.82%(600원) 상승한 7만3900원을 기록했다.
에코프로는 2차전지의 핵심소재 양극재를 만드는 에코프로비엠·에코프로에이치엔 등을 거느리고 있는 에코프로그룹의 지주사다. 올 들어 주가가 357.39% 급등했다. 같은 기간 에코프로비엠은 143.49%, 에코프로에이치엔은 48.63% 상승했다.
이날 삼성증권은 에코프로에 대해 작정하고 과열이란 보고서를 냈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순자산가치(NAV) 대비 현 주가는 현저한 고평가 영역”이라며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그는 “지주사의 할인율이 적절하냐에 대한 논쟁이 지속되고는 있으나, 적어도 한국 시장에서 지주사는 사업자회사의 보유 지분 가치 대비 30~50%의 할인을 받는 것이 적정 수준”이라며 “에코프로 역시 에코프로비엠·에코프로에이치엔 분할 이후 적게는 30%, 많게는 70% 할인받아 평가됐으나 3월 이후로 20% 프리미엄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프리미엄의 근거를 에코프로의 비상장 자회사의 기업가치에서 찾으려는 시도도 있으나, 에코프로머티리얼즈·에코프로이노베이션 등 비상장 자회사들의 제품 대부분은 상장 자회사 에코프로비엠의 양극재 제조 원료에 들어가 계열사 간 내부 매출이 주력이라는 것이 장 연구원의 설명이다. 장 연구원은 “예를 들어 A가 음식 준비를 도와준 자녀 B에게 준 용돈을 그 집안의 새로운 가치로 평가하는 셈”이라며 “비상장 자회사에 대한 가치 부여는 시기 상조다”고 짚었다.
다만 최근 주가급등에 따른 NAV를 반영해 목표주가는 상향 조정했다. 장 연구원은 “2개월간 자회사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에이치엔의 주가 급등에 따른 NAV 증가를 반영했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16만 원 대비 137.5% 올린 38만 원으로 대폭 높였다. 다만 목표주가 대비 지나치게 높은 현 주가를 감안해 투자의견은 하향 조정했다고 덧붙였다.
에코프로 3형제에 대한 공매도 잔액도 늘고 있다. 주가가 과열이라고 보는 투자자가 많은 셈이다. 지난달 31일 기준 공매도 잔액은 2221억 원으로 지난달 2일(663억 원) 대비 3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 에코프로비엠(7777억 원) 역시 1.6배 급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