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투자증권의 중소형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SPAC) 하이제8호기업인수목적(하이스팩8호)가 수요예측 부진에 상장을 철회했다. 대형 스팩에서 중소형 스팩으로 번진 상장 철회 바람이 계속되고 있다. ★관련기사 [시그널] 석 달 간 4곳 상장 포기…스팩 철회 지난해 웃돌 듯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하이스팩8호는 이날 금융감독원에 코스닥 시장 상장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 4~5일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두자 오는 10일 일반 청약을 나흘 앞두고 내린 결정이다. 하이스팩8호는 “최종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실시했으나 최근 공모 시장의 제반 여건을 포함, 투자자 보호 사항 등을 고려해 공모를 연기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스팩 상장이란 비상장기업 인수합병(M&A)을 목적으로 서류상회사(페이퍼컴퍼니)를 세운 후 공모로 액면가에 신주를 발행해 투자금을 모아 상장한 후 3년 내에 비상장 우량기업을 합병하는 방식이다. 합병에 성공하면 스팩은 자동 소멸되고, 합병에 실패해도 투자금과 이자를 돌려준다.
하이스팩8호는 공모 규모 120억 원(공모가 2000원)에 발기인 물량 20억 원을 더해 총 140억 원을 조달하려 했다. 지금까지 상장을 철회한 스팩들 중에서는 가장 작은 규모다.
앞서 KB스팩24호(400억 원), NH스팩29호(255억 원) 등 대형 스팩들이 상장을 철회했고, 지난주부터 유안타스팩11호(150억 원)과 키움스팩8호(130억 원) 등 100~200억 원 사이 중형 스팩들도 상장을 철회하는 사례가 나타났다.
스팩 철회 건수는 올 들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지난 3년 동안 상장 철회 스팩 건수는 2022년 4건, 2021년 2건, 2020년 4건 등이다. 올해 1분기가 조금 지났는데 지난해 철회 건수를 이미 넘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