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민간이 반도체·디스플레이·배터리 등 3대 주력기술의 초격차 구현을 위해 힘을 쏟는다. 향후 5년 간 총 160조 원을 투자하고 기업의 연구개발(R&D)을 지원해 100대 핵심기술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종호 장관이 6일 오전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3대 주력기술 초격차 R&D 전략(초격차 전략)’을 발표했다고 밝혔다. 초격차 전략은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이 제14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지시한 ‘반도체 등 첨단산업의 R&D 지원’의 세부적인 실행방안이다.
정부는 국가 경제와 안보를 위해 시급한 확보가 필요한 12대 국가전략기술을 지정, 기술별로 R&D 지원방안을 마련 중이다. 이 중 반도체, 디스플레이, 차세대 전지(배터리) 등 3대 분야는 현재 한국이 경쟁국 대비 우위를 점한 주력기술로, 이 우위를 극대화해 경쟁국과의 초격차를 구현하는 데 R&D 지원의 초점이 맞춰졌다.
과기정통부는 우선 2027년까지 5년 간 정부·민간을 합쳐 총 160조 원 규모의 재원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160조 원의 대부분인 156조 원이 민간에서 투자될 전망으로, 정부는 민간 주도의 투자와 R&D가 적기에 이뤄질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지원하는 데 집중한다.
기업의 R&D 수요를 반영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기획 단계부터 민간 전문가가 참여하는 민·관 연구 협의체를 3대 기술별로 출범시킨다. 반도체의 경우 연구자가 신기술을 통해 시제품을 제작하고 테스트 수 있는 인프라인 오픈팹 구축을 추진한다. 필요한 제도 개선, 세제 지원, 대학 내 연구거점 구축, 계약학과 신설 등을 통한 인재 양성 방안도 구체화해나갈 것이라고 과기정통부는 설명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를 통해 반도체 분야 45개, 디스플레이 28개, 차세대 전지 27개 등 총 100개의 신기술을 기업들이 확보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디램(DRAM)의 휘발성과 낸드(NAND)의 느린 속도 단점을 보완할 강유전체, 자성체, 멤리스터 기반의 차세대 소자를 개발한다. 인공지능(AI), 6세대(6G) 이동통신, 자율주행차 등을 위한 반도체 설계, 3나노미터(nm) 이하의 초미세 공정 기술도 확보한다.
디스플레이 분야에서는 메타버스(디지털 가상세계), 홀로그램 등에 응용될 수 있도록 6000PPI(인치당 픽셀 수)의 초고해상도 구현이 가능한 초실감 디스플레이, 모양을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는 폴더블·웨어러블용 디스플레이 등을 개발한다. 차세대 전지 분야에서는 현대 리튬이온 배터리의 성능(에너지밀도), 안정성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배터리 기술 개발에 나선다. 리튬메탈, 리튬황, 전고체, 나트륨이온, 다가이온 등 이차전지 14종과 수소연료전지, 동위원소전지 등이 포함된다.
이 장관은 “3대 분야는 그간 뛰어난 민간의 역량을 바탕으로 우리 경제를 든든하게 뒷받침해온 버팀목이다”며 “앞으로도 승자독식 구조의 3대 주력기술 분야에서 세계 1위 수준의 초격차 기술 확보를 위해 민?관 협업으로 R&D 투자를 강화해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