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3위 기업인 미국의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6일 총 15억 달러(약 1조 977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생에 나섰다. 앞서 SK하이닉스(000660)가 2조 원대 교환사채를 발행하는 등 반도체 불황에 직면한 메모리 기업들이 ‘버티기’ 자금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6일 마이크론은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에 이 같은 내용을 공시했다.
회사채는 5년 만기 6억 달러와 10년 만기 9억 달러로 각각 발행된다. 금리는 5년 만기 5.375%, 10년 만기 5.875%다.
마이크론은 조달한 자금을 만기를 앞둔 차입금 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다. 남은 자금은 기업 운영 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마이크론은 다운턴(하강 국면) 위기 속에 적자 폭이 커지면서 위기를 겪고 있다. 마이크론은 지난달 28일 발표한 2023 회계연도 2분기(지난해 12월~2월) 실적에서 23억 300만 달러(약 2조 9904억원)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023년도 1분기(지난해 9월~11월) 2억 900만달러 적자에 이어 2분기 연속 적자다. 이 기간 동안 매출은 36억 9300만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52.57%나 감소했다.
이런 와중에 중국의 규재 가능성까지 불거지면서 향후 실적에 대한 위기감이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CAC)은 지난달 31일 “중국에서 판매되는 마이크론의 제품에 대해 안전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핵심 데이터, 기초설비 및 서플라이체인의 안전과 잠재적인 사이버보안 문제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미국 반도체 기업에 대한 중국 정부의 첫 제재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불황이 길어지면서 각 기업들은 ‘버티기’를 위한 자금 확보에 나서는 중이다.
글로벌 메모리 2위 SK하이닉스는 4일 2조 2377억 원 규모의 외화 해외교환사채를 발행한다고 공시했다. SK하이닉스는 조달한 자금으로 원재료 구매 등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하반기 반도체 시장 반등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올해 버틸 현금을 마련하기 위한 유동성 확보라는 해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업황 반등 시점까지 단기간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