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정책

슈퍼리치 평균 자산 323억…가장 많은 직업·MBTI는





지난해 부동산 경기가 꺾이면서 고액 자산가 1인당 총자산이 50억 원가량 줄었다. 고액 자산가들은 경기 변동에 대비해 안전 자산인 현금과 예금 비중을 2배 이상 늘렸다.



9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이런 내용이 담긴 ‘2023 대한민국 웰스(Wealth) 리포트’를 발간했다. 연구소는 2007년부터 고액 자산가들의 자산을 조사하고 보고서를 매년 내놓고 있다. 가구 기준 금융회사와 거래하고 있는 금융자산이 100억 원 이상이면 고액 자산가로, 10억 원 이상이면 부자로 분류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고액 자산가의 1인당 총자산은 323억 원으로 조사됐다. 한 해 전에 견줘 50억 원 감소했다. 자산이 줄어든 데는 부동산 가격 하락 영향이 가장 컸다. 고액 자산가가 보유한 부동산 자산 규모는 지난해 156억 원으로 전년 대비 50억 원 줄었다. 다만 금융자산 평균은 161억 원으로 11억 원 늘었다.

슈퍼리치...현금 예금 비중 배로 늘려


눈길이 가는 대목은 총자산 내 안전 자산이 대폭 늘어난 점이다. 가령 고액 자산가가 보유한 현·예금은 지난해 187억 원으로 전년 93억 원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전체 자산에서 현·예금이 차지하는 비중(58%)도 배로 늘었다. 수익률이 비교적 안정적인 채권 보유 규모도 22억 원으로 직전 11억 원보다 크게 증가했다. 경기 변동에 취약한 주식 자산 규모가 급감한 점과 대조된다. 고액 자산가가 보유한 작년 주식 자산은 52억 원으로 전년(168억 원)에 견줘보면 3분의 1이 채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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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실물 경기가 침체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사전에 안전 자산 비중을 늘린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연구소가 부자 74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올해 경기가 나빠질 것이라 답한 비중이 전체의 79%를 차지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지난해 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예금의 선호도가 높아졌다”면서 “경기 불확실성에 대비해 현금 보유 비율을 늘린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 악화에도...'부동산 자산 선호'

부동산 경기가 올해 더 나빠질 것이라 내다본 부자 비중은 84%에 달했다. 부동산 매매가격 하락 폭을 두고선 현 수준 대비 10∼30%와 5∼10%로 예측한 이들이 각각 41%로 나타났다. 부동산 가격 반등 시점을 묻는 질문에는 ‘2025년 이후’라고 답한 부자(37%)가 가장 많았다. 부자 26%는 '2024년 하반기', 24%는 '2024년 상반기'로 내다봤다.

다만 부동산 경기가 한동안 반등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부자들은 투자 1순위 자산 목록에 부동산(32%)을 올렸다. 자산 규모가 큰 부자일수록 부동산 투자에 더 적극적이었다. 금융 자산 규모가 50억~100억 원인 자산가의 45%, 100억 원 이상 자산가의 58%가 부동산 매입을 계획하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부자 3명 중 1명은 당장 올해 부동산을 매입하겠다고 했다. 부동산 자산 매도 여부를 묻는 질문에 80%는 "매도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부자들은 부동산 투자의 장점으로 '자산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보존할 수 있다(36%)‘, '장기적 관점에서 다른 자산에 비해 투자수익률이 우수(32%)'하다고 답했다. 한편 주식 시장은 올해 하반기에 상승세로 전환할 것이라고 예측한 이가 전체의 47%였다.

고액 자산가 중 가장 많은 MBTI(성격유형지표)는 ‘ESTJ’(28%)로 조사됐다. ‘지도자형’ ‘경영자형’으로 구분되는 유형이다. 실제 고액자산가 직업은 기업 경영자가 29%로 가장 많고 의료·법조계 전문직이 20%로 뒤를 이었다. 연구소는 “ESTJ는 사회적인 질서를 중시하면서 현실적이고 추진력이 있다고 평가받는다"며 "다수의 은행 PB도 부자의 특징으로 실행력을 언급했다"고 밝혔다.


김우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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