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이 전기·가스 요금 인상 방안을 검토하는 가운데 한덕수 국무총리가 9일 “우리나라 에너지값은 원가도 보충하지 못할 정도의 수준”이라며 “중장기적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일방 처리한 더불어민주당이 단독 입법을 추가 강행할 경우 재의요구권(거부권)이 또다시 발동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9일 KBS와의 인터뷰에서 전기·가스 등 에너지 요금 조정과 관련해 “국내외적 사정과 국민 부담 능력을 같이 보고 조만간 결론이 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공공요금에) 적절한 가격을 반영하지 못하면 에너지 소비가 늘어서 에너지 값이 오르고, 그러면 물가가 올라 무역수지는 악화되고 환율이 떨어진다. 그것은 또 물가를 상승시키게 된다”며 “이런 문제의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며 인상의 필요성에 무게를 실었다.
민주당이 간호사법·의료법 등의 개정안을 국회 본회의에 직회부해 처리를 벼르고 있는 것과 관련해 한 총리는 “경우에 따라서는 재의요구 같은 것을 취할 수밖에 없는 상황도 될 가능성이 있다”며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고 정말 자주 발생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차기 사장 후보의 자진사퇴 등으로 경영진 공백이 길어지는 KT에 대해선 “경영진이 자진해서 좋은 지배구조를 만드는 노력을 더 좀 해야 한다”며 “정부가 그 문제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개입해서도 안 되고 할 수도 없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KT 같은 중요한 큰 기업들은 주주만을 위한 기업이 아니고, 많은 이해 당사자들의 조직이 돼야 한다는 새로운 자본주의에 대한 얘기도 많이 나오지 않느냐”며 “국민과 주주들은 그런 조직이 좋은 지배구조를 갖도록 도울 일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7일부터 북한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군 통신을 통한 연락에 무응답으로 일관하는 것에 대해선 “상당히 유감”이라며 “북한이 복귀하는 희망을 가진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