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국내 증시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와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등 주요 이벤트 결과에 따라 주가 흐름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고용이 둔화되고 있는 상태에서 물가상승률이 예상보다 낮게 나올 경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종료에 힘이 실릴 것으로 관측되나, 고용 둔화폭에 비해 임금·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높을 경우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주 코스피 지수는 전주 종가 대비 0.55% 오른 2490.41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3.84% 오른 880.07에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2차전지·제약 등 시가총액 상위권을 구성하는 업종들이 급등하면서 올 들어 29.56% 상승했다. 아르헨티나 메르발지수(25.12%), 그리스 ATG지수(15.51%) 등을 앞지르고 세계 주가지수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이번 주 국내 증시는 국내외 통화정책 관련 이벤트들에 좌우될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오는 11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만장일치로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된다. 12일에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과 미국 CPI가 발표를 앞두고 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FOMC 의사록에서는 은행 유동성 사태 등 긴축으로 인한 부작용에 대한 인식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소비자물가는 전월대비 0.3% 상승이 예상되며, 긴축 기조 유지의 근거가 됐던 서비스 물가의 둔화 수준을 집중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주 코스피는 2380~2530포인트를 오갈 것으로 전망된다. 상승 요인으로는 미국의 물가상승률 둔화, 메모리 반도체 업황 턴어라운드 기대감 등이 꼽혔다. 반면 하락 요인으로는 미국 경기 둔화 우려, 커지는 미·중 갈등 등이 제시됐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 가장 중요한 이벤트는 12일 미국 3월 소비자물가 발표”라며 “만약 미국 임금상승률과 물가상승률이 예상보다 낮게 발표되면 경기둔화가 연준 피봇(정책 전환) 기대로 연결될 공산이 크지만, 고용 둔화폭에 비해 임금·물가가 여전히 높게 나타나는 경우 경기 우려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주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1분기 실적 시즌이 시작되는 것도 변수다. 김 연구원은 “개별 종목 차원에서는 어닝 시즌이 중요하다”며 “분기 실적 자체보다는 향후 실적 개선 기대를 높이는 전망치 제시 여부가 주가 상승 여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천 업종으로는 수급이 비어있는 종목들에 주목하라는 조언이 잇따랐다. 이혁진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업황 대비 주가만 소외된 곳이 ‘꽃놀이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뜨거운 업종 랠리 구간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거나 차가운 시선 대비 업황이 좋은 종목들을 공략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SK하이닉스(000660), LG전자(066570) 등의 ‘IT 턴어라운드’ 관련주와 기아(000270), LG화학(051910) 등 ‘전기차 테마 확산’ 주에 주목할 것을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