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이 번호로 거니까 전화받네"…24억 꿀꺽한 보이스피싱 조직

땅속에 매설했던 변작 중계기. 사진=연합뉴스·부산경찰청 제공땅속에 매설했던 변작 중계기. 사진=연합뉴스·부산경찰청 제공




해외에서 걸려 온 전화번호를 ‘070’에서 ‘010’으로 바꿔주는 장비를 사용해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범죄를 도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10일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등 혐의로 A씨 등 9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일당 1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A씨 등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중국 등 해외 전화금융사기 조직과 공모해 중계기, 라우터, 타인 명의 유심, 휴대전화를 이용해 해외 콜센터에서 발신된 070으로 시작하는 번호를 010으로 바꿔준 혐의를 받는다.

이는 사람들이 070 번호로 시작되는 전화는 받지 않지만, 010 번호는 모르는 번호라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이들에 의해 국내에서 전화나 문자를 한 것처럼 변조된 번호는 검찰·금융기관 등을 사칭하는 데 사용됐고, 45명에게 24억 원 상당의 재산상 피해를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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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 일당은 모텔이나 원룸에 중계기를 설치해 운용하거나, 중계기에 배터리를 연결해 땅속에 매설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 과정에서 경찰은 휴대전화 450대, 유심 2000여 개, 중계기 3대를 압수했다.

또 이들과 공모한 것으로 의심되는 해외의 전화금융사기 콜센터 조직원들도 추가로 검거했다.

최근 경찰은 중국과 필리핀에서 활동하던 해당 조직원 3명을 국내로 송환해 구속했다.

이들은 2016년 7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금융기관이나 수사기관을 사칭하는 수법으로 229명으로부터 26억 원을 챙겼다.

경찰 관계자는 “변작 중계기 일당과 콜센터 조직원들의 범죄 공모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추가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강사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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