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JB금융지주(175330) 주주총회에서 완패한 2대 주주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JB금융 이사회에 사외이사 신규 선임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 개최를 요구하는 등 반격에 나섰다. 지난달 열린 정기 주총에서 김기홍 JB금융 회장이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를 통한 사외이사 신규 추천 시 해당 후보의 자격을 검토할 수 있다고 언급하자 이에 즉각 호응한 것이다.
얼라인은 10일 JB금융 이사회에 보낸 주주서한을 통해 ▲임시주총을 통한 김기석 후보 사외이사 선임 ▲주식 연계 임직원 보상 제도 도입 ▲5월 중 기관투자가 간담회 개최 등 3가지 요구 사항을 전달하고 해당 내용을 주주 캠페인 플랫폼 비사이드에 공개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앞선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김 후보자를 추천했지만 표 대결에서 패하며 해당 안건이 부결 처리된 바 있다.
얼라인파트너스가 재차 사외이사 추천에 나선 것은 지난달 30일 주총장에서 벌인 김 회장과의 논쟁이 발단이 됐다. 당시 이창환 얼라인 대표는 JB금융에 “임추위에 요청하면 김 후보의 사외이사 추천을 검토할 수 있는지” 질의했고, 이에 김 회장이 "주요 주주가 제안할 경우 임추위가 검토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과거 JB금융의 2대주주였던 홍콩계 사모펀드 앵커에쿼티파트너스가 직접 추천한 사외이사를 통해 경영에 참여했다는 점도 얼라인의 계속되는 이사회 진입 시도 배경으로 읽힌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지난해 앵커 측 지분 14%를 인수해 현재 JB금융의 2대주주에 올라 있다.
얼라인의 제안에 따라 JB금융은 조만간 임추위를 열고 김 후보자를 이사회 멤버로 신규 추천할지 검토할 것으로 관측된다. 만약 임추위를 통과하면 얼라인 제안대로 임시주총까지 개최돼 또다시 표결에 부쳐질 가능성이 높다.
김 후보자는 JP모간과 뱅크오브아메리카 서울지점 대표, 호주뉴질랜드은행 한국 대표 등을 거친 해외은행 분야 전문가로 평가된다. 이 같은 경력 등에 힘입어 지난 주총에서 총 41.32%의 찬성표를 얻어냈지만 경영진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에 밀려 선임되지는 못했다.
다만 현 경영진과 이사회가 공고한 단일대오를 구축하며 회사 경영을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 임추위가 실제 김 후보자를 추천하게 될지 미지수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 후보자가 JB금융 이사회에 참여할 경우 얼라인 측이 꾸준히 제기해온 회사의 배당 확대나 자사주 매입 등을 주도해 나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아울러 얼라인이 이번 주주서한을 통해 임직원 성과와 연동한 주식 보상 제도 도입, 기관투자가 간담회 개최까지 제안하면서 JB금융이 이 같은 방식을 수용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특히 주식 보상제도를 도입하려면 JB금융이 자사주 매입에 나서야 하는데, 최근까지 경영진은 얼라인 측 주주환원 확대 제안에 제동을 걸어 왔다.
얼라인 측은 이와 관련 "JB금융의 우리사주조합은 7개 상장 은행금융지주 중 가장 낮은 금액(95억 원)과 지분율(0.6%)의 자사주식만 보유하고 있다"면서 "자사주를 매입해 우리사주조합이나 임직원에 주식을 부여하면 주주가치를 제고함과 동시에 성과와 연동한 보상책도 마련할 수 있어 장점이 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