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면 메이크스타 대표는 비연예인 출신으로는 보기 드물게 메이저 기획사 FNC를 키워냈다. 하이브, SM, YG, JYP 등 국내 굴지의 엔터테인먼트사들은 대부분 유명 가수·프로듀서 등 연예계 관련 종사자들이 설립해 성장시켜 왔다. 김 대표는 “대학 밴드 동아리에서 만난 선후배들과 FNC를 설립했다”며 “시대 흐름에 잘 부합했고, 운도 좋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다만 기획사의 한계도 동시에 느꼈다고 한다. 김 대표는 “기획사 창업은 예상하기 어려운 위험요소들이 곳곳에서 돌출하기 때문에 어지간한 스타트업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며 "성공 확률도 낮을 뿐만 아니라 투자 유치도 상대적으로 더 어려운 분야”라고 전했다.
벤처투자업계에서는 이처럼 김 대표가 기획사의 속사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만큼 기획사와 플랫폼 사이의 건강한 협력관계를 만들어갈 적임자라고 보고 있다. 최근 불거지고 있는 기획사와 플랫폼 기업들간의 경쟁 구도에서 양쪽 업계의 속성을 아우르는 색다른 플레이어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김 대표 역시 산업 간 부업과 융합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그는 “기획사들은 아티스트 육성에 집중하고, 플랫폼사는 상품 제작과 고객 서비스를 제공에 경쟁력을 특화해야 한다”며 “콘텐츠를 비즈니스로 바꾸는 것은 창작자와는 다른 DNA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객과 직접 접점이 닿는 플랫폼은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창의성을 중시하는 기획사들과 달리 비즈니스 전문 인력과 마케팅 노하우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 메이크스타는 전체 직원 중 3분의 1 이상이 개발 및 플랫폼 기획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벤처투자업계에서는 김 대표의 경영 철학에 성장 잠재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벤처캐피털업계 한 관계자는 “K컬처 시장이 그동안 기획사나 드라마 제작사 등 컨텐츠 측면에서 부각됐지만, 이제부터는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출해낼 플랫폼 업체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이라며 “기획사와 플랫폼사가 불필요하게 경쟁하기보다는 각자 잘할 수 있는 역할을 존중하고 협력해야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