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편견 넘어 단단한 내면 찾아가는 소년·소녀…연극 '추남, 미녀'

연극 '추남, 미녀' 프레스콜

사회적 시선 극복하는 성장 서사

초연 이후 4년 만에 다시 무대에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열린 연극 '추남, 미녀' 프레스콜. 연합뉴스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열린 연극 '추남, 미녀' 프레스콜. 연합뉴스




“겉으로만 판단하지 말라”라는 말은 오랜 시간 전해져 내려온 전 세계 공통의 격언이지만, 그것을 실행하기란 쉽지 않다. 12일 무대에 오르는 연극 ‘추남, 미녀’의 두 주인공 ‘데오다’와 ‘트레미에르’도 마찬가지다. 작품은 어머니도 버릴 정도의 추한 외모의 소년과 눈부시도록 아름답지만 어딘가 부족해 보이는 소녀가 사회의 편견 어린 시선을 이겨내고 세상 밖으로 나가는 이야기를 그렸다.



벨기에 소설가 아멜리 노통브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2019년 초연돼 호평받았던 연극 ‘추남, 미녀’가 다시 무대에 오른다. 11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이대웅 연출은 “외모가 아니라 각자의 삶이 주는 아우라를 알아 본 두 남녀가 만나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데오다는 자유롭게 나는 새를 보며 조류학자로, 트레미에르는 할머니의 소중한 보석처럼 단단한 내면을 가진 보석 모델로 성장한다.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열린 연극 '추남, 미녀' 프레스콜. 연합뉴스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열린 연극 '추남, 미녀' 프레스콜. 연합뉴스



이번 공연은 더블캐스팅으로 진행된다. 백석광·김상보가 데오다를 연기한다. 트레미에르 역의 이지혜와 김소이는 각각 기타와 아코디언을 연주해 캐스팅마다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2인극이지만 각자 20개가 넘는 캐릭터를 맡아 지루할 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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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주인공은 작품의 에필로그에서야 만나게 된다. 이 연출은 “프리퀄일수 있는 이야기를 메인으로 내세웠다”며 “둘의 만남 이후 어떤 이야기가 있나 궁금해지게 되실 것”이라고 열린 결말의 의도를 설명했다.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열린 연극 '추남, 미녀' 프레스콜. 연합뉴스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열린 연극 '추남, 미녀' 프레스콜. 연합뉴스


프랑스의 철학자 자크 라캉에 대한 배경 지식이 있다면 작품을 더욱 재밌게 볼 수 있다. 작품에서는 라캉철학의 핵심인 ‘거울 단계’의 이야기가 나온다. 라캉에 따르면 성장하는 아이는 거울 속의 자신의 형상을 최초로 인지하며 사회적 개념을 인식하게 된다. 극중 사회적 시선은 ‘거울’로 볼 수 있는 외면적 이미지로 상징되는데, 주인공들이 ‘거울 밖’으로 나가는 장면을 통해 이들이 사회적 시선을 극복해 나가고 주체적 삶을 살아갈 것임을 알 수 있다. 이 연출은 “거울은 성장통과 장애물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소년소녀의 성장을 보다 보면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이 떠오르기도 한다. 두 주인공이 자신의 세계를 단단히 지키며 커 가는 모습에서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는 데미안의 구절이 연상된다. 백석광은 “우리 모두 새장 안에 갇힐 수는 없다”며 “캐릭터들을 보며 위로받고 용기를 얻기도 한다”고 전했다. 다음 달 21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열린 연극 '추남, 미녀' 프레스콜. 연합뉴스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열린 연극 '추남, 미녀' 프레스콜. 연합뉴스


한순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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