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IB&Deal

[시그널] ‘셀프 상장’ 논란에…토마토시스템, 공모가 하단 추락

경쟁률 363 대 1…공모가 1만 8200원

교보증권, 토마토시스템에 10억 원 투자

예심 청구 공모가보다 30% 높였다 참패





사용자환경(UI)·사용자경험(UX) 개발 솔루션 전문 기업인 토마토시스템의 공모가격이 희망 범위(밴드) 내 가장 낮은 금액으로 떨어졌다. 투자 수익을 기대한 상장 주관사가 애초 공모가를 높게 설정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토마토시스템은 10~11일 기관투자가를 상대로 수요예측을 진행해 공모가를 희망가 최하단인 1만 8200원에 확정했다고 14일 공시했다. 총공모액은 156억 5200만 원(86만 주),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945억 원이다. 토마토시스템은 18~19일 일반 청약을 거쳐 27일 코스닥에 상장한다.

수요예측에는 국내외 739개 기관이 참여해 약 363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날 1717 대 1의 경쟁률을 보인 마이크로투나노와 비교하면 저조한 편이다. 참여 기관 중 51.96%(384곳)가 희망가 최하단에 주문을 낸 반면 26.39%(195곳)는 상단 이상을 써내 기관투자가들의 호불호가 뚜렷이 갈렸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상장 주관사인 교보증권(030610)이 ‘셀프 상장’에 욕심을 부려 공모가를 높게 책정한 결과가 부메랑으로 돌아왔다는 평가다. 교보증권은 토마토시스템 상장 예정 주식 수의 2.95%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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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8월 10억 원 규모 전환상환우선주 투자를 통해 주식(15만 3374주)을 취득했고 지난해 말 전량 보통주로 전환했다. 당시 주당 취득액은 6520원이어서 만약 공모가가 희망가 최상단인 2만 2200원에 결정됐다면 교보증권은 약 24억 원의 차익을 기대할 수 있었다. 모집 금액의 3%인 주관사 수수료(약 5억 원)보다 훨씬 많은 돈을 벌어 들이는 셈이다.

주관사의 상장 전 지분 투자는 최근 대형딜이 사라진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증권사의 알짜 수입원이지만 논란도 적지 않다. 가장 활발하게 상장 전 지분 투자를 하는 증권사로 유명한 한국투자증권은 상장을 주관한 오브젠(417860)·나노팀(417010) 투자로 상당한 평가 이익을 보고 있다.

한화투자증권(003530) 역시 티이엠씨(425040)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에 참여한 뒤 최근 일부 물량을 매도해 이익을 실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투자 관행이 불법은 아니지만 객관적인 기업 가치 평가를 저해하는 이해 상충에 해당한다고 여기는 증권사나 투자가들도 적지 않다.

특히 교보증권은 희망 공모가를 지난해 11월 말 상장예비심사 청구 당시 제시한 공모가(1만 3300~1만 7100원)보다 최대 30% 높게 제시해 논란이 됐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한 기관투자가는 “현재 결정된 공모가가 희망 밴드 하단임에도 불구하고 상장 예비 심사 청구 때 써낸 공모가 상단보다 높다” 며 “결과적으로 6000원대에 투자한 증권사가 1만 8000원에 파는 것이어서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일반 투자자들의 진입 장벽을 낮춰 참여를 독려한 것”이라며 “주주친화적 공모가로 IPO를 완주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토마토시스템은 2021년 코넥스에 상장한 지 1년 반 만에 코스닥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2017년 출시한 UI·UX 개발 플랫폼 ‘엑스빌더6’을 주축으로 다양한 솔루션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이번 공모 자금은 제품 고도화 및 신제품 개발을 위한 연구 개발과 연구 인력 투자에 사용할 예정이다.


김남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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