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전역에서 13일(현지 시간) 제12차 연금개혁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정부의 ‘의회 패싱’ 연금개혁 법안에 대한 위헌 여부 심사 발표를 하루 앞두고 헌법위원회와 명품 브랜드 매장 등에도 시위대가 난입하는 등 곳곳에서 격앙된 분위기가 포착됐다.
이날 노동총동맹(CGT) 등 프랑스 주요 8개 노동조합은 파리를 중심으로 전역에서 시위를 진행했다. 프랑스 내무부는 이날 총 참여 인원을 38만명으로 추산했지만 CGT는 150만명으로 집계했다. 로이터통신은 앞선 시위들보다는 무력 충돌 수준이 약해졌지만 위헌 판결을 앞두고 일부 시민들이 헌법위원회 인근에 쓰레기통을 쌓아뒀다고 보도했다. 소피 비네 CGT 사무총장은 파리 남부에 있는 쓰레기 소각장에서 취재진에 "정부가 연금 개혁 계획을 철회하지 않으면 우리의 시위 동원은 어떤 형태로든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파리 몽테뉴 거리에 위치한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본사 내부에 시위대 일부가 진입해 조명탄을 터트리는 사태도 벌어졌다. 이는 시위대 측이 연금 제도를 흑자로 운영하기 위해 노동자의 은퇴 시기를 연장할 것이 아니라 부유층 과세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프랑스인인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은 포브스의 세계 억만장자 보고서에서 1위로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월스트릿저널(WSJ)은 “루이비통은 브리지트 마크롱 영부인이 공식 석상에서 자주 입는 의상 브랜드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헌법재판소 격인 헌법위원회는 14일 △연금개혁법안에 대한 합헌성 여부 △연금개혁법에 대한 국민투표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다만 시위대 측은 합헌 판결이 나오더라도 반대 시위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