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이한주의 테크 오디세이]AI 세계 1등, 우리도 할 수 있다

베스핀글로벌 대표





챗GPT가 나온 이후 인공지능(AI)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더 브레이니 인사이츠(The Brainy Insights)는 생성 AI 시장 규모가 10년간 22배 이상 커지며 2032년에는 1886억 달러(약 247조 원)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했다. AI는 이제 막 출발선을 지났을 뿐이라는 얘기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챗GPT를 “아이폰 이후 가장 큰 혁신”이라 평하며 “생성 AI가 모든 산업을 재창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지시에 따라 문서를 작성하고 그림을 그리는 수준이지만 보다 복잡한 결과를 낼 수 있게 된다면, 그리고 이를 모든 산업에 접목한다면 개인·기업·국가의 생산성이 어마어마하게 향상될 것이다. 실제로 골드만삭스는 AI가 앞으로 10년 동안 세계 각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7% 수준인 7조 달러(약 9200조 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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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산업을 선점하기 위해 미국과 중국은 물론 각국에서 앞다퉈 AI 전략을 내놓고 있다. 일본은 AI를 국가 발전 비전에 통합하는 ‘사회(Society) 5.0’을 진행 중이다. 유럽연합(EU)은 ‘유럽을 위한 AI’를 천명하며 연간 10억 유로를 투입하고 있다.

AI 산업의 토대는 데이터다. 그리고 국가·기업·국민은 데이터를 생성하고 수집하고 운용하는 중요한 주체다. 한국어 사용 인구는 소수지만 한국의 문화 콘텐츠는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자연히 한국어를 바탕으로 한 데이터의 수요가 높아졌고 가치도 인정받고 있다.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국인에게 가장 효용이 높은 AI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은 한국이 제일 잘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방대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이를 활용하려는 시도는 부족해 보인다.

오픈AI는 챗GPT로 시장의 판도를 바꿨다. 꼭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승리하는 것은 아니다. 구글 이전에는 알타 비스타(Alta Vista), 인포시크(Infoseek), 라이코스(Lycos), 웹 크롤러(web crawler) 등 다양한 검색 엔진이 있었다. 페이스북에 앞서 프렌드스터(Friendster), 마이스페이스(MySpace), 싸이월드가 인기를 모았다.

현대자동차가 미국에 차를 팔기 시작한 것은 1986년이다. 그 해 16만 대를 미국에 팔았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은 147만 대를 미국에 판매했고 명실상부한 전 세계 3위 완성차 업체로 우뚝 섰다. 한국의 AI 기업이 10년 뒤에 전 세계 1등을 못 할 이유가 전혀 없다.

상황은 이제 바뀌기 시작했다. 단언컨대 AI에 대한 투자가 국가의 경쟁력을 높이는 가장 빠른 발걸음이 될 것이다. 대기업뿐 아니라 좋은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가진 AI 스타트업에도 성장 기반이 마련돼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AI 자립을 위해 정부와 민간의 합동 펀드를 조성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다. 한국 기업과 정부 모두 보유한 데이터의 가치를 분명히 인지하고 AI 산업 투자에 빠르게 앞장서야 미래를 대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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