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바이오

벼랑끝 비대면진료…스타트업 "枯死 직전"

[비대면진료 '마지막 골든타임']

한시허용 내달 초 종료 되는데

여야, 의료법 개정안 반대기류

국회에서 지난달 23일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국회에서 지난달 23일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로 한시 허용됐던 비대면 진료가 이르면 5월 초 중단된다. 국회에서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논의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통과 여부가 불확실하다.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여당인 국민의힘에서도 사실상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기간 비대면 진료의 효과와 가능성을 확인했지만 결국 국회의 문턱에 막혀 다시 좌초될 상황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대면 진료를 국정과제로 삼고 필수 의료 시스템으로 구축해야 한다고 필요성을 강조한 가운데 정부는 의료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시범 사업으로라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관련 법이 통과되지 않고 시범 사업이 추진될 경우 오히려 비대면 진료의 길은 더욱 멀어질 수 있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반응이다. 당장 비대면 진료 스타트업들은 “비대면 진료는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면서 “고사(枯死)하기 일보 직전”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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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관계 부처와 국회에 따르면 국회에는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 5건이 계류돼 있다. 비대면 진료 대상 의료기관과 대상 환자에서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제한적으로라도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자는 입장이 담겼다.

문제는 법안의 통과 여부다. 서울경제신문이 지난달 21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제1법안심사소위원회 회의록을 분석한 결과 야당은 물론 여당 내부에서도 반대 의견이 표출되고 있다. 서정숙 국민의힘 의원은 “철저한 평가와 검증이 선행돼야 한다”며 “코로나19 상황에서 비대면 진료를 했다고 이렇게 나아가는 것은 코끼리 뒷다리 만지는 법안 심사”라고 지적했다. 소위 위원장인 강기윤 국민의힘 의원과 같은 당 김미애 의원은 건강보험 수가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보였다. 현재 비대면 진료 수가는 기존 진찰료에 전화 상담 관리료 30%를 더한 130%다. 대한의사협회는 150%를 요구하고 있다.

여당이 신중론에 가까운 반대 의사를 밝혔다면 민주당은 명확한 반대 입장이다. 남인순 의원은 비대면 진료를 제도화할 경우 비대면 전문 병원이 출현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영석 의원은 비대면 진료 제도화는 의료 영리화로 가는 디딤돌이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17대부터 20대까지 많은 법안이 발의됐지만 번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폐기됐다”며 “국회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야당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이견이 나오는 상황에서 법안이 통과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당정이 시범 사업을 검토하는 이유는 그만큼 법안 처리가 어렵다는 방증이 아니겠느냐”고 덧붙였다.


임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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