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066570)가 2018년 인수한 차량용 조명 자회사 ZKW와 함께 인공지능(AI) 기반 차세대 스마트 헤드램프를 공동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ZKW는 수십 년 경력의 전장 전문가를 새롭게 부사장으로 영입하는 등 차량용 조명 시장의 경쟁력 확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16일 전자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광학연구소는 ZKW와 공동으로 제어 알고리즘이 보행자·사물 등을 인식해 상황에 맞게 동작하는 스마트 헤드램프를 개발하고 있다. 도로 상황에 맞게 제어 알고리즘이 작동, 헤드램프를 최적의 상태로 자동 제어해 운전 편의를 돕는 제품이다. 향후 자율주행 시대에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기도 하다.
LG전자와 ZKW는 제품에 탑재할 프로그램 시제품을 이미 완성한 상태에서 개발 마무리 단계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컴퓨팅 기업 매스웍스의 시스템을 바탕으로 프로그래머블반도체(FPGA) 기반 플랫폼 시제품을 구축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밤길에 보행자 발견 시 헤드램프의 조도를 낮추고 조명이 없는 곳에서는 자동으로 헤드라이트를 비추는 등 운전자가 헤드램프를 일일이 조작하지 않고 운전에만 집중할 수 있다.
LG전자는 전장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회사인 ZKW와 연구개발(R&D)에 적극 나서고 있다. 김병훈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가 맡고 있는 광학연구소를 중심으로 ZKW와 주요 제품 개발 과정에서 협업하고 있다. 제품 자체는 ZKW에서 출시하지만 개발은 모회사인 LG전자와 합작하는 형태다. ZKW에도 자체 R&D 조직이 있지만 협업을 통해 고난도 기술을 적용해 제품 고도화를 도모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판단했다.
2018년 LG전자가 인수한 ZKW는 미래차 조명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인력·기술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제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글로벌 차량 부품 회사에서 잔뼈가 굵은 하산 무사 부사장을 영입하기도 했다. 무사 부사장은 세계적인 자동차 부품 회사인 독일 ZF TRW, 프랑스 발레오, 미국 델파이 등에서 R&D 임원을 지낸 제품 개발 전문가다. 그는 오스트리아 비젤부르크 ZKW 본사에서 프리미엄 완성차 고객을 위한 최첨단 제품 개발 총괄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는 미래 성장 동력의 중추로 자리 잡은 전장 사업에 전사적인 노력을 쏟고 있다. LG전자 VS사업부는 지난해 2분기 500억 원 흑자로 전환한 후 4분기까지 3개 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오고 있다. 올해 1분기에는 흑자 폭을 더욱 키웠을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VS사업부에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사업에 집중하면서 ZKW가 차량용 조명을, 캐나다 부품 회사 마그나와 설립한 합작법인 LG마그나가 전기차 부품을 각각 전담하는 삼각 편대의 구조다.
ZKW의 매출은 2021년 기준으로 VS사업부 매출의 약 2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ZKW는 고휘도 발광다이오드(LED) 주간 주행 램프, 레이저 헤드램프 등 차세대 광원을 탑재한 프리미엄 헤드램프를 세계 최초로 양산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BMW·벤츠·아우디·포르쉐 등 프리미엄 완성차 업체에 헤드램프를 공급하고 있다. LG는 올해 차량용 헤드램프 사업의 매출이 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