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자가 수작업으로만 해왔던 세포치료제 생산방식을 자동화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집에서도 엑소좀 기반 자가 세포치료제를 만들어 복용할 수 있는 세상을 앞당기겠습니다.”
김순학(사진) 스템온 대표는 17일 경기 성남시 본사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맞춤형 기능성 엑소좀’ 기술의 발전 가능성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엑소좀은 세포에서 분비되는 50~150nm의 아주 작은 소낭(세포질 내 액체주머니)이다. 세포간 정보교환이나 신호를 전달하는 메신저 역할을 하는 차세대 치료제 물질로 평가된다. 특히 줄기세포에서 나오는 엑소좀은 줄기세포치료제처럼 신체의 재생을 촉진해 세포치료제로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으로 주목받고 있다.
스템온은 특정 줄기세포를 유도해 필요로 하는 엑소좀을 생산할 수 있는 원천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세계 최초로 엑소좀 기반 치료제를 상용화하는데 성공했다. 김 대표는 “세포 리프로그래밍 원천기술을 가장 빨리 입증할 수 있는 방법으로 창상(깊은 상처) 치료를 위한 동물용 의료기기로 품목허가를 취득했다”며 “연내 사람을 대상으로 의료기기 허가를 추진하눈데 의약품 임상도 가속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스템온의 엑소좀 원천기술 ‘Entr’는 김 대표가 2017년과 2018년 직접 발표한 세포 리프로그래밍 연구에 기반한다. 기존에 세포 전환을 위해 유전자로만 접근했던 것과 달리 김 대표는 세포에 초음파로 특정 환경을 조성해 주면 세포벽에 허물어지며 특정 세포로 역분화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김 대표는 이 과정에서 생성된 특정 리프로그래밍 엑소좀을 ‘리프로좀’이라고 부른다.
김 대표는 가톨릭관동대 의대 교수 시절 개발한 이 기술을 기반으로 2018년 스템온을 창업했다. 그는 “피부성장세포를 배아줄기세포 배지에 넣고 특정 줄기세포로 리프로그래밍하는 기술을 포함해 80종류의 리프로좀을 개발했고 특허 등록 23개, 출원 31개를 확보했다”며 “타깃 한 유전 인자에 따라 어떤 세포로 변화할지 코딩 소스를 교체하듯 바꿀 수 있는 만큼 피부뿐만 아니라 중증 난치성 질환에도 새로운 치료법을 제시할 수 있을 것”라고 기대했다.
스템온은 간경화, 폐섬유화증 등과 같은 중증 치료제 임상을 본격화하기 전 창상, 아토피부터 임상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개발한 ‘울트라리포로’ 장비는 리프로좀을 균질하게 대량 생산할 수 있어 연구용은 물론 피부 미용을 위한 엑소좀 원료 사업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김 대표는 “독보적인 원천 기술을 바탕으로 버튼만 누르면 바로 치료제를 만드는 디지털 세포리프로그래밍 시스템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며 “패러다임 전환을 가져올 기술의 임상 개발을 위해 대규모 글로벌 투자 유치 거쳐 내년 말 해외 상장(IPO)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