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을 사용하는 현대인이 1년간 화면을 스크롤 하는 양을 거리로 환산하면 평균 5㎞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 부르즈 할리파(높이 828m)를 약 3번 정도 왕복할 수 있는 거리다. 이른바 스마트폰 ‘헤비 유저’를 기준으로 하면 그 거리는 2∼3배 늘어난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영국 더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영국 가격 비교 사이트 ‘유스위치’ 의뢰로 진행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2000명 중 10%는 하루 5시간 이상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소 3시간 동안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응답자도 25%에 달했다.
연구진은 응답자들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에 화면 내 스크롤 가능 길이, 응답자의 읽는 속도, 한 번에 화면에 뜨는 문장 수 등을 더한 뒤 이들이 매일 평균적으로 스크롤 하는 양을 계산했다. 그 결과, 현대인이 하루 평균 519인치(약 13.2m)를 스크롤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일주일이면 약 93m, 한 달에 약 396m를 손가락으로 밀어 올리고 있는 셈이다. 이는 각각 영국의 거대한 4면 시계탑 ‘빅벤(96m·공식 명칭 엘리자베스 타워)’,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330m)’ 높이와 맞먹는다. 1년으로 따지면 3마일(약 4.8㎞)에 달하는 거리를 스크롤하는 것과 같다.
문제는 이런 동작이 엄지와 검지뿐 아니라 손목과 눈, 정신 건강에까지 악영향을 준다는 점이다.
설문조사 응답자 10명 중 2명은 ‘눈의 피로(22%)’와 ‘손목터널증후군(20%)’을 겪었다고 답했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손바닥 쪽 신경이 지나가는 통인로 손목터널(수근관)이 좁아지면서 내부 압력이 증가해 말초 신경이 압박되면 발생하는 질환이다. 두통과 안구 건조증(각각 16%)을 겪었다는 응답도 있었다.
스마트폰 탓에 정신건강이 나빠졌다고 답한 비율은 33%에 달했다.
더타임스는 특히 하루 1시간 이상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젊은 층의 경우 불안증세와 자존감 저하 등 정신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전했다.
유스위치는 스크린타임 추적 앱을 활용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스마트폰 활용 시간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다. 그래도 자제가 안 된다면 스마트폰을 상자에 넣고 잠가버리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