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의 불안이 고조되는 가운데 한국과 일본의 예금보험기관 수장이 다음 주 만나 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뱅크런) 대응책 및 예금자 보호 방안 등을 논의한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유재훈 예금보험공사 사장은 미쓰이 히데노리 일본 예금보험공사(DICJ) 사장과 25일 서울 중구 예보 본사에서 회동할 계획이다. 양측 인사가 대면하는 것은 2019년 이후 4년여 만이다. 그간 양 기관은 수시로 상대국을 방문해 대면 교류를 이어왔으나 코로나19 사태 이후 왕래가 끊겼다. 예보 관계자는 “우리 쪽에서 먼저 제안을 보내 만남이 성사됐다”면서 “양국의 예금자보호제도 전반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함께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 기관은 이번 만남에서 한일 양국의 예금자보호제도 현황을 공유할 계획이다. 특히 뱅크런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된 양국의 컨틴전시플랜도 함께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각국의 은행권을 향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는 만큼 상대국의 보호 제도 중 벤치마킹할 만한 점을 찾기 위한 취지다.
이번 만남이 당정을 중심으로 논의되는 예금자 보호 한도 상향 움직임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예금자보호제도는 금융회사가 파산해 맡은 돈을 돌려주지 못하게 됐을 때 예금보험공사가 대신 지급하는 제도다. 우리나라는 2001년부터 보호 한도를 5000만 원으로 묶어두고 있는데 주요 선진국에 비해 보호 수준이 낮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실제 일본의 보호 한도는 1000만 엔(약 9900만 원)으로 우리나라보다 배 가까이 높다. 경제 규모 차이를 배제해 실질적인 보호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 대비 예금자 보호 한도를 봐도 일본은 2.2배로 우리나라(1.3배) 보호 수준을 크게 웃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