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의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원유·천연가스 등 에너지 가격이 폭등하면서 수입액이 크게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일본 재무성이 20일 발표한 무역통계(속보치)에 따르면 일본의 2022회계연도(2022년 4월~2023년 3월) 기준 무역수지는 21조 7284억 엔(약 214조 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비교 가능한 통계가 있는 1979년 이후 역대 최대 무역적자다.
일본은 지난해부터 2년 연속 무역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적자 폭으로는 직전인 2021회계연도(무역적자 5조 3749억 엔)의 4배 수준이다. 앞서 일본이 최대 무역적자를 기록한 때는 동일본 대지진 이후 원자력발전 중단의 영향을 받았던 2013회계연도로 규모는 13조 7564억 엔이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에너지 가격이 폭등하면서 무역 수입액과 수출액의 격차가 벌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일본의 수출액은 99조 2264억 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5% 늘었지만 같은 기간 수입액은 120조 9549억 엔으로 32.2% 증가했다. 이 기간 원유 수입량은 6.8% 늘어났지만 수입액은 70.8%나 급증했다. 액화천연가스(LNG)의 경우 수입량은 1.3% 줄었지만 수입액은 77.6% 증가했다. 원유·천연가스를 포함한 에너지가 전체 수입액에서 차지한 비중은 30%에 달했다. 엔저(低) 현상 장기화도 무역적자 확대에 한몫을 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2021년 평균 111.91엔 선을 기록했던 엔·달러 환율은 지난해 135.05엔 선까지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