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구 장위10구역 조합 대의원회가 전광훈(사진) 목사의 사랑제일교회를 빼고 재개발을 진행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조합은 다음달 조합원 총회를 개최해 ‘사랑제일교회 제척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그 동안 사랑제일교회와의 보상금 지급 문제로 재개발 진행에 애를 먹었던 장위 10구역의 사업에 다시 속도가 붙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장위10구역 조합은 이날 대의원회를 열고 ‘사랑제일교회 종교시설 합의 해제의 건’, ‘사랑제일교회 제척의 건’을 가결시켰다.
앞서 장위10구역은 사업구역 한가운데에 위치한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사랑제일교회와 이주 협의점을 찾지 못하자 교회를 빼고 재개발을 진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초 장위10구역은 지난해 9월 총회를 열어 교회 측에 보상금 500억원과 대초 부지 735평을 주기로 합의하고 교회와 이주를 합의했다. 하지만 이후 교회 측이 대토 부지 확대를 요구했고 수용이 어렵다면 전용84㎡ 아파트 2채를 달라고 요구했다. 양측이 타협접을 찾지 못하는 가운데 전 목사는 지난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주민 편의를 위해 손해를 봐가면서 500억원으로 조합과 합의했지만 ‘알박기’보도로 교회 이전 절차를 중지했다”고 밝혔다.
이에 조합 측은 더 이상 협상이 어렵다고 보고, 교회를 제척하고 재개발을 진행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으며 이날 대의원회에서 관련 안건을 가결한 것이다.
주동준 장위10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장 직무대행은 “이날 대의원회 안건 가결 결과와 재정비변경 계획을 성북구청에 전달할 것”이라며 “교회 측에도 500억 보상금 합의 계약 해지를 통보할 예정이며 합의 미이행으로 발생한 손해액에 대한 배상도 청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합은 다음달 10일 조합원 총회를 개최해 사랑제일교회 제척 안건을 상정한다. 정비구역을 재지정하려면 인허가 절차부터 다시 밟아야 하는데 적어도 사업기간이 1~2년 지연될 전망이다.
조합이 사랑제일교회를 빼고 재개발을 추진하는 데 시동을 걸고 있지만 교회 측의 반발이 예상된다. 앞서 교회 관계자는 “조합과 교회가 (보상금) 합의서를 썼기 때문에 이 계약은 깰 수가 없다”며 “조합이 총회를 해봤자 한 개인의 의견과 마찬가지”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