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통화 당국이 사실상의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8개월 연속 동결했다. 올해 1분기 중국이 뚜렷한 경기 회복세를 보이면서 중앙은행이 경기를 부양할 필요성이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20일 1년 만기 LPR을 3.65%로, 5년 만기 LPR을 4.3%로 고시했다. 1년·5년 만기 LPR 모두 지난해 8월 인하 이후 8개월째 같은 수치를 유지하고 있다. LPR은 중국 내 18개 시중은행의 최우량 고객 대출금리의 평균치지만 인민은행이 은행권 대출금리에 개입하고 있어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한다. 1년 만기 LPR은 일반대출금리, 5년 만기 LPR은 부동산담보대출금리의 기준이 된다.
최근 시장에서는 인민은행이 지난달 말 지급준비율을 0.25%포인트 인하한 데 이어 LPR까지 내릴지에 관심이 집중돼왔다. 중국이 올해 ‘위드 코로나’ 전환 이후 경기 회복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15일 인민은행이 1년 만기 LPR의 선행지표인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를 연 2.75%로 동결함에 따라 LPR도 묶을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렸다.
시장의 예상대로 결과가 나온 데 대해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의 경제 회복이 뚜렷해지고 있는 데다 신용도 급증해 중앙은행이 경기 부양에 나설 필요성이 줄어들고 있다”고 풀이했다. 18일 발표된 중국의 1분기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4.5%로 시장 예상치(4%)를 상회했다.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 효과로 지난달 소매판매와 수출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0.6%, 14.8% 급증했다.
다만 에릭 추 블룸버그 이코노미스트는 억눌렸다가 폭발한 소비 수요가 사라지면 인민은행이 올해 상반기 중 1년 만기 LPR을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