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IB&Deal

[시그널]건설채는 여전히 혹한기…KCC건설 770억 미매각

900억 모집에 130억 주문 그쳐

대기업 계열 후광 전혀 안통해

불투명한 건설경기에 투심위축

A급이하 줄줄이 수요예측 고배





채권 투자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건설사들이 발행하는 회사채는 줄줄이 고배를 마시고 있다. 특히 신용등급 A 이하 건설사들은 수요예측 단계부터 미매각을 면치 못하는 모양새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CC건설(021320)(A-)은 전날 2년물 900억 원어치의 회사채 발행을 위해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130억 원의 매수 주문만 받으며 770억 원의 미매각이 발생했다. 미매각 물량은 총액 인수 계약을 맺은 KDB산업은행(500억 원)을 비롯해 2년 만에 대표 인수 주관을 맡은 키움증권(039490) 등이 떠안기로 했다. 비우량채인 동원시스템즈(A+)가 같은 날 700억 원 모집에 4750억 원의 주문을 받은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난해 기준 재계 서열 37위인 KCC(002380)그룹 계열사인 데다 회사채 시장에 온기가 돌고 있는데도 건설채 잔혹사는 지속되는 셈이다. 침체된 부동산 경기에 대한 전망이 여전히 불확실하고 건설사들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 채무 부담이 여전해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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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호 한국신용평가 선임 연구원은 “분양 경기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요 위축과 거시경제 여건 악화로 본격적인 침체 국면에 진입했다” 며 “제반 공사 원가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분양 경기마저 안 좋아 일부 사업장의 비경상적 손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올 들어 공모채 시장에서 자금 조달에 나선 건설사들 대부분이 미매각을 맞거나 개별 민평금리(민간 채권 평가사들이 평가한 기업의 고유 금리)보다 높은 금리로 발행 조건을 확정했다. 신세계그룹의 중견 건설 업체인 신세계건설(034300)(A)이 지난달 말 800억 원을 조달하기 위해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100억 원의 주문을 받는 데 그쳤고 신용등급 BBB인 한신공영(004960)과 HL D&I도 각각 500억 원 조달에 나섰지만 시장 수요가 거의 없어 참패를 면치 못했다.

건설 업계 ‘빅5’로 꼽히는 GS건설(006360)(A)도 민평금리보다 1.4%포인트 높은 금리에 주문을 채웠고 우량채로 분류되는 현대건설(AA-)조차 수요예측에서 모집액(1500억 원)의 겨우 두 배 넘는 자금을 받으며 민평금리보다 높은 금리로 발행해야만 했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규제 완화 효과로 향후 대형 건설사는 투자 수요가 몰릴 수 있지만 지방·중소 건설사의 미분양 우려는 증가해 회사채 발행과 금리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남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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