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큐리어스파트너스가 삼성중공업(010140)으로부터 인수한 드릴십(원유시추선)을 잇달아 매각하며 구조조정기업 투자 전문 사모펀드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큐리어스는 이번에 드릴십 '존다’의 매매계약 체결로 총 3척의 드릴십의 매각을 완료했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큐리어스는 이달 초 노르웨이 기업과 드릴십 존다의 매매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최근 계약금을 받고 매매계약을 확정지었다.
이로써 큐리어스는 삼성중공업이 보유한 4척의 드릴십(크레테, 도라도, 존다, 드라코)을 인수한지 1년 만에 3척의 매각을 성사시켰다. 이번 존다 매각에 앞서 큐리어스는 지난해 크레테를 유럽지역 시추선사에 3200억원에, 도라도를 유럽 선박투자자 컨소시엄에 3000억 각각 팔았다. 현재 드라코 1척만 남은 상태다.
이번 거래는 국내 조선사의 선제적 재무구조개선을 통해 수주경쟁력 강화에 도움을 준 구조혁신펀드의 대표 투자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기업이 아닌 선박에 투자해 큐리어스 만의 경쟁력을 만들었다.
큐리어스가 투자한 드릴십은 심해 원유 시추를 위한 선박이다. 국제유가가 급락했던 2014년, 드릴십을 발주했던 시추선사들이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하면서 삼성중공업은 한 척당 수천억원에 달하는 드릴십을 재고로 떠안게 됐고, 이는 회사의 현금흐름 악화로 이어졌다.
이후 지난해 4월 큐리어스가 구조혁신펀드를 통해 삼성중공업으로부터 4척의 미인도 드릴십을 1조400억원에 인수하면서 삼성중공업은 45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하며 유동성 부담을 덜게 됐다. 당시 삼성중공업도 후순위 출자로 5900억원을 투자했다.
큐리어스는 2016년 2월 부국증권 출신인 박승근 대표가 설립한 PEF 운용사로, 구조조정 투자에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018년 회생기업이었던 성운탱크터미널을 인수해 1년 반 만에 매각해 40% 수준의 높은 내부수익률(IRR)을 올렸고, 이후 2020년 수차례 매각이 불발됐던 성동조선해양을 HSG중공업과 컨소시엄을 이뤄 인수한 뒤 경영정상화에 성공했다. 지난해 내부수익률 30%를 기록하며 투자금을 회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