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재테크

5대은행, 1분기 충당금 2배 더 쌓는다

당국 주문에 6000억 추가 적립 전망





당국이 금융 부실에 대비해 충당금을 더 쌓을 것을 재차 주문하면서 주요 시중은행은 1분기 충당금을 당초 계획보다 늘리기로 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19일 금융감독원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 재무·리스크 담당 임원과 비공개 간담회를 열었다. 당국은 이번 간담회에서 은행이 추가로 충당금을 쌓을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당국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대출 연장·이자 유예 조치가 3년 여간 이어지면서 명목상 손실 지표가 실제 위험 수준보다 낮게 산정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은행은 충당금 산정 시 과거 데이터를 기반으로 예상 손실을 책정하는데 코로나19와 같은 상환 유예 조치가 이전에는 없었던 만큼 과거 데이터에 의존할 경우 충당금이 지나치게 적게 산정될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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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은 충당금 관련 가이드라인도 조만간 내놓겠다고 밝혔다. 충당금 산정 과정에서 미래 경기 전망 가운데 가장 보수적인 시나리오를 기준으로 삼으라거나 부도율 지표를 일정 수준 더 높여 반영하라는 등의 지침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지주와 은행은 당국의 이런 권고를 수용해 당장 올 1분기 실적부터 당초 계획보다 많은 충당금을 적립할 방침이다. 이들은 지난해 연간 각 5조 9368억 원, 3조 2342억 원의 대손충당금을 새로 적립했다. 분기별로 5대 금융지주의 경우 △1분기 7774억 원 △2분기 1조 5585억 원 △3분기 1조 171억 원 △4분기 2조 5838억 원을, 은행의 경우 △1분기 3017억 원 △2분기 1조 171억 원 △3분기 4409억 원 △4분기 1조 4745억 원을 쌓았다. 금융권에서는 5대 은행 기준 1분기 충당금이 전년 동기보다 2배 이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데 이 경우 약 6000억 원이 추가 적립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1분기 은행과 금융지주의 순이익도 더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4대 금융지주의 순이익 전망치는 4조 5355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조 5951억 원)보다 1.3%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충당금 적립이 더 늘어나게 된다면 순익 감소 폭도 더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우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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