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210전 211기' 최은우, 6개 줄버디로 대역전극

◆KLPGA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 우승

4타차 열세 뒤집고 9년차 첫승

"아빠 생일에 최고의 선물 드려"

고지우 2위…이소미·김수지 3위

우승 트로피에 입 맞추는 최은우. 사진 제공=KLPGA우승 트로피에 입 맞추는 최은우. 사진 제공=KLPGA




2번 홀 티샷 하는 최은우. 사진 제공=KLPGA2번 홀 티샷 하는 최은우. 사진 제공=KLPGA


조용하고 차분한 성격의 최은우(28·아마노)는 성적도 조용하고 차분했다. 2015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데뷔 후 시즌 상금 순위는 40~50위권이 대부분이고, 최고 성적은 2016년의 준우승 한 번이었다. 초등학교 5학년부터 9년간 호주에서 혼자 골프 유학을 하는 동안 권위 있는 주니어 대회인 그레그 노먼 마스터스에서 최연소 우승하는 등 두각을 드러냈지만 프로 무대에서는 기대만큼 활약하지 못했다.



21일부터 경남 김해 가야CC(파72)에서 열린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는 더더욱 최은우의 대회가 아닐 것 같았다. 코스 전장이 6818야드로 올 시즌 KLPGA 투어 대회 코스 중 가장 길기 때문이었다. 최은우의 평균 드라이버 샷은 220~230야드로 매년 투어 중하위권을 맴돈다.

하지만 23일 대회 트로피의 주인공은 최은우였다. 화려한 장타자들을 모두 제치고 4타 열세를 뒤집는 대역전극으로 꿈에 그리던 데뷔 첫 우승을 해냈다. 9년 차 시즌의 211번째 출전 대회에서 ‘210전 211기’를 이루면서 우승 상금 1억 4400만 원을 거머쥐었다. 237번째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안송이에 이어 최다 대회 출전 첫 승 역대 2위 기록이다. KLPGA 투어에서는 지난주 이주미(28)가 147전 148기로 데뷔 첫 승에 성공한 데 이어 2주 연속 신데렐라 스토리가 쓰였다.




최은우는 선두 이소미에 4타 뒤진 공동 4위로 최종 3라운드를 출발해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로 6타를 줄였다. 최종 합계 9언더파 207타로 2위 고지우를 1타 차로 따돌렸다.

관련기사



6, 7번 홀 연속 버디로 추격에 시동을 건 최은우는 9번 홀(파5) 버디로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세 번째 샷으로 70야드 넘는 거리를 남겼지만 홀에 바짝 붙여 가볍게 버디를 잡았다. 14번 홀(파4)에서 150야드 두 번째 샷으로 잡은 버디 기회를 놓치지 않아 우승을 바라본 최은우는 앞 조에서 7타나 줄인 고지우에게 잠깐 공동 선두를 허용했으나 16번 홀(파5)에서 2.5m 버디 퍼트를 넣어 다시 달아났다. 티샷이 짧아 두 번째 샷 때 다른 선수들보다 먼 거리를 남겼으나 최은우는 오히려 더 가깝게 붙였고 정교한 퍼트로 우승을 완성했다.

“퍼터를 바꾸기도 하고 따로 레슨도 받아가면서 저만의 감각을 찾으려 노력했다. 하고자 한대로 퍼트가 잘 돼 우승까지 했다”는 최은우는 “오늘이 아버지 생신이다. 최고의 선물을 한 것 같다. 부모님의 변함없는 뒷바라지에 늘 감사드린다”며 펑펑 울었다.

선두로 출발한 이소미는 1타를 잃어 6언더파 공동 3위로 마감했다. 지난 시즌 대상·최소타수상의 김수지도 3위다. 신인 김민별은 4언더파 공동 5위로 마쳐 3주 연속 톱 10에 성공했다.


양준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