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단독] 경찰, 마약탐지 예산 작년보다 5000% 넘게 늘렸다

경찰, 마약과의 전쟁 장비 강화 나서

수사 기동력 강화 배정 빠져 아쉬움

17일 오전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에서 안동현 마약범죄수사대장이 강남 학원가 마약음료 사건 중간수사 브리핑을 하고 있다.연합뉴스17일 오전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에서 안동현 마약범죄수사대장이 강남 학원가 마약음료 사건 중간수사 브리핑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윤석열 정부가 연일 마약범죄 근절을 강조하면서 경찰이 마약 탐지 등 수사 예산을 대폭 늘렸다.

2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실이 경찰청에서 제출받은 ‘2022년 경찰청 마약수사 예산 요청안’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해 기획재정부에 올해 마약수사 예산으로 40억 8100만 원을 요청했다. 증액을 요구한 주요 부분 가운데 하나는 차량 구매 등으로 경찰은 올해 ‘마약수사팀 현장기동력 강화’ 예산으로 8억8400만원을 책정했다. 대신 기재부는 차량 구매가 아닌 렌트비용만 4억5000만원을 허용했다. 마약범죄 대처와 관련 국가간 공조를 위한 국제회의 등 예산도 1억900만원 가운데 3분의 2(7500만원)가량을 삭감했다. 해당 부분 예산이 줄면서 기재부는 결국 경찰 요청안에서 10억원 가까이 삭감한 31억2200만원을 최종 배정했다. 다만 올해 전체 경찰의 마약수사 예산은 22년 21억 8100만 원으로 43.14% 늘었다.



특히 마약사범 단속 강화를 위한 마약류 탐지 장비 예산이 22년 1700만 원에서 올해 9억 1700만 원으로 5294% 폭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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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통령실사진기자단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통령실사진기자단




다만 일각에서는 기재부가 ‘마약 근절’을 내세우면서도 경찰이 요청한 예산을 일부 삭감한 데 대한 비판도 나온다. 특히 서울 강남구 학원가 ‘마약음료’ 사건이 터지자 다시 예산 증액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어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 부처 등에 따르면 기재부는 경찰청과 마약 예산을 증액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지난달 발표된 2024년 예산안 편성 및 기금운용안 작성 지침에도 기재부는 마약 대응에 쓰겠다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기재부 관계자는 “최근 경찰청에 예산안 증액을 검토하라고 한 부분은 이례적인 일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다른 부처와도 하는 업무”라면서도 “마약범죄의 심각성을 잘 알고 있는 만큼 마약범죄를 뿌리 뽑기 위해 수사 예산 증액에 적극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마약 수사 강화를 위해 기재부가 예산 증액을 해도 결국 국회 심의를 거쳐야 한다”라며 “마약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시급한 문제인 만큼 정치권에서 여야의 협조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우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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