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에 등장한 신생 유니콘(기업 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비상장사)이 지난해의 1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급격히 올리면서 자금 조달 환경이 악화한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4일 미국 조사 업체 CB인사이트의 자료를 인용해 올 1분기에 탄생한 유니콘이 13개사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분기 113개의 유니콘이 생긴 것과 비교하면 1년 사이 10분의 1로 급감한 것이다. 분기 기준으로는 6년 만에 가장 적었다. 업종별로 보면 인공지능(AI) 관련 업체가 4곳으로 가장 많았고 국가별로는 미국이 8곳으로 최다였다. 전체 유니콘 수는 1206곳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난해 3월의 경우 유니콘 수가 1095곳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나 급증했던 것과 비교하면 분위기가 급변했다.
신생 유니콘이 급감한 것은 금리 인상 및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의 영향으로 자금 조달 환경이 악화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올해 1분기 스타트업이 조달한 자금은 586억 달러로 지난해 1분기보다 60%나 급감했다. 1회 조달액이 1억 달러를 넘는 이른바 ‘메가라운드’도 90건으로 약 80% 줄었다. 미국 벤처캐피털 DCM벤처스의 하라 겐이치로 대표는 “미국에서 금융 완화가 한창이었던 시기에 높은 평가를 받으며 자금을 수혈했던 기업의 추가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딜로이트토마츠그룹에서 벤처 기업 지원을 맡고 있는 기무라 마사유키 최고운영책임자(COO)는 “SVB의 대출에 의지하던 기업들의 자금 조달에 지장이 생겼다”며 “이들 기업의 성장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닛케이는 자금 조달 환경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챗GPT의 흥행으로 생성형AI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다 벤처캐피털이 보유한 대기 자금도 사상 최고 수준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