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IRA·반도체법의 그늘 "인력난·물가자극"

◆美, 중러 공급망 차단 난제

기업들 돈 쏟아붓는데 일손 부족

건설 분야서만 54만명 넘게 필요

보조금 1조弗 풀면 인플레 우려

TSMC "대만보다 생산비 비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미시간주 SK실트론CSS 공장을 방문해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미시간주 SK실트론CSS 공장을 방문해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친환경·첨단 분야에서 ‘메이드 인 아메리카’를 확대하겠다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구상이 회의론에 직면했다. 미국 내 투자를 늘리는 데는 성공하는 듯 보일지 몰라도 이를 뒷받침할 인력은 모자라고, 결국 물가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4일(현지 시간)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반도체지원법이 인력 경쟁을 촉발할 뿐 정작 물가를 낮추지는 못할 것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8월 IRA 및 반도체지원법이 통과된 후 산업계에서 발표한 신규 투자는 총 2040억 달러로 2019년 보다 20배 증가했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게리 후프바우어 선임연구원은 “기업들이 미국에 와서 돈을 쏟아붓고 있는데 정작 일할 사람은 없다”며 “신규 투자 기업에 맥도날드 직원을 데려다 앉힌다든지 하는 식으로 대응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추가 인력 수요는 건설 분야에서만 50만 명을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 건설산업협회는 IRA 등 제조 지원 법안으로 발생하는 추가 건설 근로자 수요가 54만 60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기술직도 마찬가지다. 맥킨지는 2030년까지 반도체 등 산업 전반에 걸쳐 30만 명의 엔지니어와 9만 명의 기술자가 추가로 필요할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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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IRA가 물가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래리 핑크 블랙록 회장은 “제조업 재건을 위한 바이든 행정부의 노력이 의미하는 바는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가까운 시일 내 4%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골드만삭스 등은 IRA에 규정된 청정에너지 보조금 예산이 3690억 달러지만 한도 제한이 없어 실제로 시중에 풀리는 돈은 1조 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봤다.

특히 IRA 등의 기본 구상 자체가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TSMC 창립자인 모리스 창은 지난해 한 행사에서 미국의 반도체 생산 기지 이전 노력을 “매우 비싼 헛수고”라고 직격한 바 있다. 제조 인력 부족과 운영비 때문에 대만 내 생산보다 50%나 더 비싸다는 것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글로벌경제책임자인 이선 해리스는 “이런 제도는 자유시장을 왜곡하게 된다”며 “효율적인 방법이 적어도 보조금은 아닐 것”이라고 꼬집었다.


뉴욕=김흥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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