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케어푸드 시장이 점점 고도화되고 있다. 당뇨나 신장 질환 등 단순 환자식에서 출발한 케어푸드는 저염과 다이어트 등 일반식으로 영역을 넓혔고, 이제는 노화로 떨어진 기능을 개선해주는 솔루션 분야로까지 손을 뻗었다. 특히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해외 진출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2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에 따르면 국내 케어푸드 시장 규모는 오는 2025년 3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 2조 원을 돌파한 지 약 5년 만에 50% 정도 시장이 커진다는 전망이다. 케어푸드는 환자나 고령층, 임산부 등 맞춤형 식단이 필요한 소비자의 먹거리를 아우르는 개념이다. 여기에 건강 관리를 위해 저염식이나 저당식을 찾는 수요가 더해지며 최근 몇 년 새 시장 규모가 급속도로 커졌다.
케어푸드 시장에서 비중이 가장 큰 건 실버푸드다. 고령 인구가 늘면서 식사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총인구 수에서 65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7.5%에서 2070년 46.4%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실버푸드는 씹는 기능이 약한 사람을 위한 연화식과 소화 기능이 약한 사람을 위한 연하식으로 나뉜다.
그동안 실버푸드가 대체 식품이었다면, 앞으로는 노화로 인한 문제를 해결해주는 용도로도 발전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예로 아워홈은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고령자의 저작 능력을 강화해주는 훈련용 식품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먹기만 해도 씹는 게 점점 편안해지는' 음식을 만들겠다는 목표다. 연세대 치과의대 등과 함께 협약을 맺고 연화·연하식은 물론 저작 기능 강화, 입마름 개선까지 효과를 볼 수 있는 훈련법을 개발할 예정이다.
풀무원(017810)건강생활은 노화로 감소된 인지기능을 개선할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 '뉴런'을 내놨다. 흰목이버섯효소분해추출물을 사용해 감퇴 되는 뇌세포 건강을 케어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풀무원 관계자는 "인체적용시험 결과 뉴런을 8주간 섭취했을 때 주관적 기억감퇴증상과 단기기억 기능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대상(001680)웰라이프의 '뉴케어'가 1위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아워홈, CJ프레시웨이(051500), 현대그린푸드(453340), 등이 진입하며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아워홈과 CJ프레시웨이는 병원과 요양원 등 기업간거래(B2B) 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면, 현대그린푸드는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저당식, 저염식 정기배송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소비자간거래(B2C)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현대홍삼' 등의 상표를 출원하는 등 건기식 직진출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외 진출도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일본의 경우 케어푸드 시장이 이미 포화 상태지만, 중국과 동남아 지역은 고령화가 진행되는데 불구 해외 브랜드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상웰라이프는 중국에 진출한 데 이어 올해 베트남 국립암센터에 임상용 뉴케어 제품을 공급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과 동남아 지역 소득 수준이 높아질수록 케어푸드의 해외진출 사례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