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국내로 밀반입되는 마약을 근절하기 위해 필리핀 당국과 수사 공조에 나섰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는 24일부터 필리핀 사법당국을 방문해 최근 발생한 필리핀발 마약류 밀반입에 따른 국내 확산 우려를 전달하고 양국의 공동 대응을 위한 논의를 진행했다고 27일 밝혔다.
양국의 공조는 최근 필리핀을 통해 국내로 마약류가 밀반입되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필리핀 교도소에 수감 중인 한국인 총책 A씨는 국내에 필로폰을 밀반입한 유통책 3명을 활용해 국내에서 마약을 판매했다. 지난19일에도 경기남부경찰청이 필리핀에서 국내로 필로폰을 몰래 들여온 유통책 25명과 투약자 59명을 검거한 바 있다.
이들은 현지 교도소에서도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했다. B씨는 지난해 5월부터 같은 해 7월까지 텔레그램을 이용해 국내에 멕시코산 필로폰 3.5㎏, 시가 116억 원 상당을 유통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청에 따르면 현재 필리핀으로 도피한 마약사범은 30명에 달한다. 이는 중국(42명), 미국(40명), 태국(34명)에 이어 4번째로 수치다.
경찰은 필리핀 사법당국에 이 같은 마약류 밀반입 사례를 알리면서 한국행 수화물 등에 대한 면밀한 검사와 함께 필리핀에 거주 중인 국내 마약류 사범에 대한 수사 협조를 요청했다.
이에 필리핀 사법당국도 마약 밀반출 단속을 강화하는 한편 필리핀 내 한국 마약류 사범의 검거에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
2017년 11월부터 현재까지 마약류를 국내로 밀반입한 뒤 국내 판매 사범에게 유통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 B씨와 C씨는 필리핀에서 도피행각을 벌이고 있다. 경찰청은 또 필리핀 법무부와 협의해 필로폰 밀반입 혐의로 적색수배 중인 D씨를 5월 초 국내로 송환할 예정이다.
필리핀 교도소 수감 중에 필로폰 밀반입을 지시한 한국인 총책 E씨를 독방으로 옮겨 더는 마약 공급에 관여할 수 없게 하겠다고도 약속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이번 방문이 양국 간 협력을 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필리핀뿐만 아니라 여타 국가들과의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마약류 밀반입을 차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