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김해에 가면… 하늘이 맺어준 '인연' 응원하게 되는 이유는?

수로왕-허황옥 러브스토리 기반 관광

가야테마파크, 2023-2024 관광 100선 선정

가야테마파크의 전경. 김지영 기자가야테마파크의 전경. 김지영 기자




우리나라 최초의 연상연하 커플, 최초의 국제 결혼이자 다문화 가정.

세 가지 기록을 모두 갖고 있는 커플이 있다. 바로 가락국의 시조 김수로왕과 그의 부인 허황옥. 경상남도 김해의 관광지는 이들의 러브스토리를 바탕으로 한다. 2000년의 세월 속에 전해져 내려오는 만큼 현재 기준에서 보면 허황돼 보일 수 있다. 스토리에 살을 붙이고 재미까지 제공하는 관광지를 둘러보다 보면 이들의 러브스토리를 믿고 싶어질 수 있다.


어떤 러브스토리길래


삼국유사 가락국기에 따르면 수로왕과 허황옥은 ‘하늘이 맺어준 인연’이라고 볼 수 있다. 허황옥은 인도 아유타국의 공주다. 인도에서 배를 타고 가락국에 도착해 수로왕과 결혼했다. 허황옥이 인도를 떠나게 된 데는 부모의 꿈이 영향을 미쳤다. 어느 날 허황옥의 부모는 꿈에서 ‘딸을 가락국 수로왕의 배필로 보내라’는 계시를 받았다. 당시 수로왕은 왕이 된지 7년이 넘도록 혼자였다. 신하들이 어서 결혼하라고 재촉했지만 수로왕은 ‘하늘이 보내줄 것’이라며 신하를 섬에 보냈다. 그 때 바로 허황옥이 탄 배가 붉은 깃발을 달고 나타나면서 둘은 부부의 연을 맺었다. 당시 허황옥은 수로왕보다 10살이나 많았다.


러브스토리가 담긴 대표 관광지는


수로왕과 허황옥의 러브 스토리를 배경으로 만든 김해의 대표적인 관광지는 ‘가야테마파크’다. 한국관광공사가 2023-2024년 한국인이라면 꼭 가봐야 할 ‘한국관광 100선’에 김해를 선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가야테마파크는 드라마 ‘김수로’의 세트장이기도 했다. 테마파크 내 위치한 가야왕궁에는 수로왕과 허황옥의 러브 스토리뿐만 아니라 수로왕의 탄생 설화를 손으로 터치하며 생생하게 볼 수 있도록 전시돼있다. 특히 밤에는 하늘의 별을 보며 인도에서 가야로 항해해야 했던 허황옥의 코스처럼 어둠 속에 반짝이는 거울의 방을 걸어볼 수 있다.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어놓아라. 내놓지 않으면 구워 먹겠다’는 신하들의 노래에 따라 수로왕은 하늘에서 내려온 걸로 전해진다. 이를 겨냥한 거북이 조형물도 설치돼 있다.

가야테마파크의 전경. 김지영 기자가야테마파크의 전경. 김지영 기자


이같은 전설은 화려한 색채와 음악, 입체 영상으로 표현한 넌버벌 퍼포먼스 ‘페인터즈 가야왕국’에서도 이어진다. 공연은 평일 1회, 주말 및 공휴일 2회 진행된다. 이 외에도 자전거로 22m 높이의 줄을 타고 왕복 500m를 오가는 체험인 익사이팅 사이클, 높이 15m의 거대한 구조물에 72가지의 장애물 코스를 체험하는 익사이팅 타워 등 젊은 방문객들을 위한 액티비티도 운영 중이다.

가야테마파크 내 익사이팅 사이클. 김지영 기자가야테마파크 내 익사이팅 사이클. 김지영 기자


역사를 눈으로 보고 재미도 체험할 수 있도록 공간으로 꾸며놓은 셈이다. 가야테마파크 측은 “영남권에서 역사 체험을 할 공간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가야테마파크는 차별화된다”며 “수학여행, 체험학습 용도로 학생들이 주로 방문하고 지난해부터는 대만, 베트남 등 해외 관광객들도 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천생연분이지만 죽어서는 따로?

가야테마파크에서 차로 20여 분 거리에는 수로왕릉이 위치해 있다. 수로왕비릉은 수로왕릉에서 1km 떨어져 있다. 왕릉과 왕비릉이 가까이 있지 않다. 심지어 수로왕비릉이 수로왕릉보다 더 높은 지대에 있다. 하늘이 정해준 배필이라고 해놓고선 죽어서 무덤은 서로 떨어져 있는 셈이다.

수로왕릉. 김지영기자수로왕릉. 김지영기자


수로왕비릉. 김지영기자수로왕비릉. 김지영기자


이를 두고 역사적으로 수로왕이 허황옥에게 원래 자신이 묻힐 최고의 명당을 양보했다고 해석한다. 높은 지대에 왕비릉을둔 것도 죽어서라도 고향인 인도를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배려라는 해석이다. 일각에서는 허황옥의 세력이 수로왕만큼 독자적이고 강했음을 보여주는 근거라는 주장도 있다.

파사석탑. 김지영 기자파사석탑. 김지영 기자


수로왕비릉 옆에는 ‘파사석탑’이 위치해 있다. 이는 허황옥이 바다를 건너 가야에 올 때 싣고 온 돌탑이다. 당시에는 파도를 진정시켜주는 효과를 가진다고 전해졌다. 파사석탑은 2019년 국립중앙박물관에 전시되면서 석탑에 대한 과학적 성분 분석이 처음 실시됐다. 조사 결과 탑의 성분이 지금까지 한반도 남부지역에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파사석탑이 허황옥이 인도에서 바다 건너 가야에 왔다는 전설을 뒷받침해주는 근거로 꼽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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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공사 측은 “이 외에도 수로왕과 허황옥이 산책하는 게 상상이 되는 생태공원인 ‘수릉원’, 허황옥이 고향을 그리워하며 거닐었던 곳으로 알려진 분산성 등 러브스토리가 담긴 명소가 많다”고 말했다.


김해=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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