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바오밥의 나라와 함께 한 30년

■손용호 주마다가스카르 대사

마다가스카르, 바오밥나무 전부 아냐

희귀 동식물의 보고·성장 잠재력 커

올해 한국과 재수교 30주년 맞아

양국 우호관계 강화 전환점 되길

손용호 대사손용호 대사




최근 ‘지구마불 세계여행’이라는 TV 프로그램을 재미있게 본 적이 있다. 주사위를 던져 여행지를 선택한다는 설정도 흥미로웠지만, 그렇게 선택된 여행지 중 한 곳이 마다가스카르였기에 화면 곳곳에 등장하는 익숙한 풍경이 고향처럼 반가웠다. 바오밥 나무를 보기 위한 장거리 버스 여행 장면에서는 마다가스카르의 도로 사정을 떠올리며 여행자의 고단함을 유추하다가도 아름다운 바오밥 나무 거리를 볼 때는 고향으로 돌아온 ‘어린 왕자’의 흐뭇함을 느끼며 어깨를 으쓱하게 된다.



마다가스카르의 특별함은 ‘어린 왕자’의 배경을 그대로 구현한 듯한 바오밥 나무가 전부는 아니다. 마다가스카르는 바오밥 나무와 여우원숭이를 비롯해 전 세계 75%의 희귀 동식물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이며 아프리카와 아시아를 연결하는 인도양 길목에 자리 잡은, 무한한 성장 잠재력을 가진 나라다. 아울러 한반도 면적의 약 2.5배에 달하는 넓은 영토와 풍부한 자연 자원, 평균 연령 42.4세의 젊은 인구를 바탕으로 힘찬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해외자원개발 투자 중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암바토비 니켈광 플랜트도 이곳에 있다.

관련기사



우리나라와 마다가스카르는 1993년 외교 관계 정상화 이후 우호 협력 관계를 증진해왔다. 특히 2016년 주마다가스카르대사관 개설을 계기로 양국의 협력 관계는 한 단계 더 도약해 오늘에 이르렀다. 한국과 마다가스카르 양국 모두에 재수교 30주년인 올해는 더욱 특별하다. 주마다가스카르 한국대사관은 양국의 재수교 30주년을 맞아 양국 국민의 우의를 다지기 위해 마다가스카르 정부와 함께 정무·경제·문화·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다채로운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우선 재수교 기념일(5월 19일)이 있는 이달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한국 비보이그룹 ‘진조크루’의 댄스 공연과 마다가스카르 내 한국인 음악학교가 참여하는 합창, 클래식 연주 등 음악 공연이 예정돼 있다. 6월에는 양국 간 경제 협력 증진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한·마다가스카르 비즈니스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다. 아울러 국기원 태권도시범단을 초청해 대사배(盃) 태권도 대회를 개최해 태권도 교류를 통한 양국 스포츠 협력 강화의 장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7월에는 마다가스카르의 한국 문화 팬들이 가장 기대하는 행사 중 하나인 한국영화제와 K팝 페스티벌도 준비돼 있다.

마다가스카르에서 다양한 행사를 개최할 때마다 나날이 높아지는 한국의 위상을 느끼고 새삼 놀라곤 한다. 한국 유학을 나라 발전에 일조하는 기회로 삼으려는 마다가스카르 대학생들의 열정을 느낄 때, 대사배 대회에서 온 가족의 응원을 받으며 태권도 겨루기를 하는 어린이들의 기합 소리를 들을 때, 세종학당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서 그동안 갈고닦은 한국어 실력을 뽐내는 학생들의 첫 문장을 들을 때, 곳곳에서 견고하게 쌓여가는 한국의 위상과 촘촘하게 짜이는 양국의 우정을 체감하곤 한다.

지난 30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아무쪼록 올해가 우리나라와 마다가스카르의 우호 협력 관계가 더욱 강화되는 전환점이 되기를, 나아가 마다가스카르의 비상을 위한 디딤돌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그리고 30년 후에도 여전히 아름다울 바오밥 나무 거리에서 어린 왕자의 향수를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기를 소망해본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