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관악구가 배달 플랫폼들의 격전지로 떠올랐다. 관악구는 배달 음식에 익숙한 ‘청년 1인 가구’ 밀집 거주 지역으로, 배달 플랫폼들은 줄어드는 고객을 늘리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와 프로모션을 선보이고 있다. 배달의민족은 묶음 배달로 배달비를 낮춘 ‘알뜰배달’을 관악구부터 선보였고, 쿠팡이츠는 와우멤버십 고객이 음식을 주문할 경우 일부 할인해주는 전략을 시행하는 첫 번째 지역으로 관악구를 선정했다.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배민은 지난 달 25일부터 서울 관악구에서 ‘알뜰배달’을 처음으로 시작했다. 알뜰배달은 기존에 ‘배민1 한집배달’과 동일하게 배민이 직접 배달까지 책임지면서도, 동선에 따라 최적 묶음 배달을 시행해 식당과 소비자의 배달 비용 부담을 낮춘 것이 특징이다.
픽업지부터 전달지까지 기준 거리에 따라 기본 배달료에 구간배달료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배달비가 책정된다. 소비자가 내는 배달팁은 주문 금액과 거리, 주문 시간대, 지역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 2000원 안팎으로 ‘배민1 한집배달’보다는 평균 부담액이 줄어든다. 배민은 오는 3일 인천광역시 연수구, 경기도 군포시 등 알뜰배달 지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쿠팡이츠는 지난 달 10일 와우 멤버십 고객이 음식을 주문할 경우 5~10%씩 깎아 주는 시범 서비스를 서울 관악구와 송파구에서 시작했다. 이어 서울 영등포구, 동작구, 금천구 등 시행 2주 만에 12개구로 시범 서비스 지역을 확대했다. 월 4990원으로 가입이 가능한 쿠팡의 와우 멤버십 회원에게 배달 음식 주문 할인 혜택까지 제공하며 ‘락인’ 효과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2월 출시한 배달료 0원 플랫폼 ‘두잇’도 서울 관악구 4개동부터 사업을 시작해 지역 인구 가입률이 20%를 넘겼다. 근처 이웃의 배달 음식 수요를 실시간으로 묶어 배달 동선을 최소화하고, 배달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서비스다. 두잇은 전담 라이더를 고용해 시급제로 운영, 소비자가 최소 주문 금액을 충당하거나 배달비를 내야 하는 부담을 없앴다. 두잇은 배달료가 무료일 뿐 아니라 최소 주문 금액도 7000원으로 다른 플랫폼 대비 낮다. 입점 매장 수수료 역시 다른 플랫폼 대비 10%가 저렴하다. 이에 1인 가구들에게 인기를 끌며 지난해 말 기준 월간 활성 사용자수(MAU)는 2만2100명까지 늘었다.
관악구가 배달 플랫폼의 격전지로 떠오른 것은 1인 가구들이 모여 사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기준 1인 가구가 가장 많이 거주하는 곳은 관악구(13만6255가구)로 집계됐다. 2위인 송파구(7만9262가구), 3위인 강남구(7만1986가구)보다 월등히 많았다. 관악구는 비교적 저렴한 집값에 대학생 뿐 아니라 20~40대 직장인들의 1인 가구들이 모여 사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2호선이 근접해 강남 등으로 출퇴근 하는 직장인의 거주가 많고, 소형 주택이 밀집돼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당근마켓은 이웃끼리 공동 구매를 할 수 있는 서비스 ‘같이 사요’를 지난해 7월부터 서울 관악구, 강동구, 서초구, 강남구 등에서 시행하기도 했다. 이웃과 생필품 등을 대량으로 저렴하게 구매해 나누거나 여럿이 동네 가게를 방문해 할인을 받는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관악구는 주거 지역이 밀집돼 있어 청년들이 대학교 커뮤니티 앱을 통해 주변에 거주하는 지인들과 함께 배달 음식을 시켜 배달비를 나눠 내는 방식으로 돈을 아끼고 있다”며 “배달 플랫폼 간 경쟁이 치열해 지다 보니 관악구에서만 가능한 할인 프로모션을 늘리는 추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