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하루 23만톤 건설폐기물…100년 건물로 해결한다

[기업 품격 높이는 ESG경영]


건물의 수명을 100년으로 늘릴 수 있는 친환경 공법이 주목받고 있다. 매년 늘어나는 건설폐기물을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는 만큼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주요 건설자재 기업들은 오래 쓸 수 있는 콘크리트 등을 꾸준히 개발하면서 건물 수명 연장에 나서고 있다.

1일 환경부에 따르면 2021년 국내에서 발생한 하루 평균 폐기물 54만 781톤의 42.5%인 22만 9618톤이 건설폐기물이다. 30년을 주기로 완전 철거 후 신축하는 방식이 반복되다 보니 건설폐기물은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따라 근본적으로 건설폐기물 발생을 줄이는 것이 친환경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이 1만 가구를 기준으로 100년 동안 재건축을 두 번 진행하는 일반 주택과 리모델링을 두 번 거치는 ‘장수명 주택’을 비교한 결과 장수명 주택 방식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7%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수명 주택은 벽체 등 일부만 교체해 건물의 수명을 늘리기 때문에 완전 철거 후 재건축에 비해 폐기물뿐 아니라 사회·경제적 비용도 함께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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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감소 추세에 따라 건설업의 수익성을 위해 면적과 가구를 부풀리는 현재의 재건축 시스템은 한계에 달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김수암 박사는 “저출산으로 인구가 빠르게 감소하는 가운데 예전과 같은 재건축 방식이 앞으로도 유효할지는 의문”이라며 “건물을 오래 쓰고 쉽게 고쳐 쓸 수 있도록 해나가는 것이 인구 구조에 맞는 건설 방식”이라고 말했다.

건설자재 업계도 이 같은 추세에 맞춰 건물 수명을 늘릴 수 있는 제품들을 개발해 잇달아 상용화하고 있다. 레미콘 업계는 콘크리트의 균열을 스스로 보강하는 ‘자기치유 콘크리트’를 개발해 현장 적용을 추진하고 있다. 도료 업계는 내구성을 높여 콘크리트를 보호하는 고기능성 페인트 개발에 나서고 있다. 또 가구 업계는 한 번 사용한 가구를 재활용하는 플랫폼을 서비스하는 등 다양한 산업으로 장수명 주택의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김 박사는 “탄소 중립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관점에서 장수명 주택은 반드시 확대돼야 하는 분야”라며 “아직은 시장성이 크지 않지만 경제·사회적으로 큰 변화를 끌어낼 수 있는 노력”이라고 강조했다.

이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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