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배·전·반 타고 50% 성장…구자은의 '양손잡이' 숫자로 증명

■'퍼즐' 완성해 가는 대기업 <2> LS

지주사 LS 1분기 매출 6조 돌파

글로벌 전력 인프라 수요 급증에

일렉트릭·전선 등 계열사도 질주

주력사업에 전기차 등 신성장 결합

기존 강자와 차별화 여부는 과제

구자은(왼쪽 세번째) LS그룹 회장이 4월 독일 L&K 공장을 방문해 무산소동봉(Oxygen Free Copper Rod)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제공=LS구자은(왼쪽 세번째) LS그룹 회장이 4월 독일 L&K 공장을 방문해 무산소동봉(Oxygen Free Copper Rod)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제공=LS구자은(왼쪽 세번째) LS그룹 회장이 4월 독일 L&K 공장을 방문해 무산소동봉(Oxygen Free Copper Rod)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제공=LS구자은(왼쪽 세번째) LS그룹 회장이 4월 독일 L&K 공장을 방문해 무산소동봉(Oxygen Free Copper Rod)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제공=LS




지난해 최대 실적을 거둔 LS그룹이 올해 1분기 경기 침체의 우려 속에서도 순항하고 있다. 일명 ‘배전반(배터리·전기차·반도체)’ 사업 진출에 속도를 내며 과감한 투자를 단행한 구자은 회장의 ‘양손잡이 경영’이 성과를 거둔 것으로 풀이된다.



◇경기 침체 속 폭풍 성장=2일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S그룹 지주사인 LS은 올해 1분기 매출액 6조 1087억 원, 영업이익 2025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년 대비 각각 64.5%, 57.2% 증가했다. 혹독한 경기 침체로 전자 업계에 ‘실적 한파’가 몰아치는 와중에도 유의미한 사업 성장을 이뤄낸 것이다.

LS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17조 4913억 원, 영업이익은 5616억 원으로 전년 대비 20% 넘게 증가했다. 모든 계열사의 성적표를 더한 LS그룹의 실적 역시 같은 기간 매출 36조 3451억 원, 영업이익 1조 1988억 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LS의 호실적은 주력 계열사들의 효자 노릇 덕분이다. LS일렉트릭은 1분기 매출 9758억 원, 영업이익 818억 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썼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3.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01.5% 늘어나는 등 시장 전망치를 훨씬 웃돌았다. 미국향 반도체와 배터리 공장 증설이 늘어나며 변압기, 배전 기기 등 전력 인프라 설비 수요가 빠르게 증가한 데 따른 영향이다.



해저케이블을 주력 산업으로 하는 LS전선은 친환경 에너지 수요와 해상풍력 설치가 늘며 주요 시장에서 연달아 굵직한 수주를 따냈다. 영국 북해 보레아스 풍력발전단지(2400억 원), 북해 뱅가드 풍력발전단지(4000억 원) 등 사례를 모두 합하면 지난해 LS전선이 북미와 유럽·아시아에서 따낸 대규모 수주 금액은 1조 2000억 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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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가 주력 시장인 자회사 LS전선아시아도 베트남 건설 경기 불황 속에서 상대적으로 선방한 성적을 거둔 것으로 전망된다. LS전선아시아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7% 하락한 1826억 원, 64억 원이다.

구자은 LS 회장이 15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인터배터리 2023에서 그룹 EV 밸류체인 역량을 집결한 LS 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제공=LS구자은 LS 회장이 15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인터배터리 2023에서 그룹 EV 밸류체인 역량을 집결한 LS 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제공=LS


◇미래 먹거리 선점도 현재는 통해=재계는 LS 주력 계열사들의 호실적을 두고 구 회장의 적기 사업 재편 결정이 빛을 발했다고 평가한다. 범LG가(家)의 막내 고(故) 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의 막내아들인 구 회장은 지난해 초 취임 이후 이른바 ‘배전반’을 그룹 차원에서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기존 주력 사업과 병행하는 양손잡이 경영을 경영 철학으로 밝혔다. 2030년까지 LS그룹의 자산을 50조 원 규모로 두 배 가까이 키우겠다는 내용의 ‘비전 2030’도 내세웠다.

구 회장은 특히 그룹 내 미래 성장 동력을 갖춘 계열사를 중심으로 빠르게 신사업 육성을 추진해왔다. LS일렉트릭은 지난해 3월 전기차 부품 자회사인 LS이모빌리티솔루션을 물적 분할해 멕시코에 생산 기지를 구축하고 북미 전기차 시장에 본격 진출하기 위한 시동을 걸었다. LS는 지난해 4월 계열사 E1과 전기차 충전 법인 LS 이링크(E-Link)를 공동 설립해 그룹 내 전기차 충전 분야 사업 역량을 결집하고 있다. LS MnM은 올해 3월 출자사인 토리컴을 통해 황산니켈 공장을 준공하며 EV배터리 소재 사업에 진출했다.

구 회장의 최근 행보도 배전반 사업 육성을 향한 의지는 여전하다. 구 회장은 올 3월 열린 인터배터리 2023 행사장을 직접 찾아 “전기차 분야 소재부터 부품, 충전 솔루션까지 그룹 내 사업 역량을 결집하고 시너지를 창출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달에는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 중인 유럽을 찾아 독일·폴란드·세르비아에 있는 전기차용 권선과 배터리 부품, 통신케이블 공장을 방문해 현지 사업도 점검했다.

올해부터는 신사업 진출에 따른 성과도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차세대 2차전지로 불리는 울트라커패시터(UC)를 만드는 계열사 LS머트리얼즈의 코스닥 상장이 연내 예정돼 있다. LS이모빌리티솔루션이 올해 1분기 완공한 멕시코 공장도 EV릴레이와 배터리차단유닛(BDU) 등 전기차 부품을 생산하며 실적에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꽃길만 있는 것은 아니다. 전기차와 배터리 등 여러 전선에서의 동시 경쟁은 부담이 될 수 있다. 여기에 금리 상승과 경제 둔화 움직임이 뚜렷한 상황에서 지주사인 LS와 LS전선 등 일부 계열사의 경우 부채 비율이 200%를 넘는다는 점도 다소 부담이 될 수 있다. 증권 업계의 한 관계자는 “LS가 분명 순항하는 것은 맞다”면서 “다만 자금 조달이나 경쟁, 이런 부분을 뛰어 넘는 게 과제”라고 말했다.


노우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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