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이달의 과학기술인상]“IBM·TSMC 협력 제안 거절…국내 업체와 협업”

신현석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 인터뷰

단기적으로 질화붕소 선택적 합성법 개발 목표

장기적으로 질화탄소붕소 화합물로 연구 확장

"반도체 집적회로 처리속도 높이는데 박차"





“2020년 초저유전체 박막 개발에 관한 논문을 낸 뒤 미국 IBM, 대만 TSMC와 같은 글로벌 반도체 회사에서 ‘이게 가능하냐’며 협업하자는 제안을 받았지만 거절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연구재단과 서울경제신문이 공동주관하는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5월상을 받은 신현석(50·사진) 울산과학기술원(UNIST) 석좌교수는 3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2019년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로 국내 반도체 산업에 파장이 컸다”며 “국내 업체와 반도체 원천소재 기술 개발을 위해 협업하면서 외국 업체와 또 다시 협업하기는 맞지 않다고 봤다”고 말했다. 그는 경북대 화학교육과 학사, 포항공대 화학과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국내파로 해외파 이상의 연구력을 보여왔으며 지난해부터 한국그래핀학회 회장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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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교수 연구팀은 2020년 반도체 고밀도 집적회로에서 정보처리 속도를 높이기 위한 초저유전물질(유전체) 박막 기술을 선보인 뒤 현재 반도체 칩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전상수 2.0 이하의 비정질 질화붕소 박막 기술을 현장에 접목하는 방안을 찾고 있는 것이다. 신 교수는 “반도체 소재의 혁신이 물리적인 한계에 직면한 상황에서 초저유전물질 개발도 지난 10여 년 동안 더디게 발전했다”며 “그래핀을 연구하면서 질화붕소를 반도체에 적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래핀을 연구하다가 다른 2차원 소재인 육방정계 질화붕소를 반도체에 적용하기 위해 500도 이하의 온도에서 연구하던 중 우연히 순수한 비정질 질화붕소를 발견한 것이다.

물론 기초 원천 연구 결과가 반도체 칩에 적용돼 상용화되려면 많은 단계의 기술 검증이 필요하다. 우수한 유전상수뿐 아니라 반도체 공정의 혹독한 환경을 견딜 수 있는 기계적 물성, 온도 변화에 대한 안정성, 구리 배선에서 구리 확산 방지 등 수많은 기술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 신 교수는 “TSMC도 2022년 비정질 질화붕소에 대한 논문을 발표했다”며 “실험실 단계에서는 작은 양으로 실험했지만 대량의 초저유전물질을 성장하는 스케일업도 검증해야 한다”고 소개했다.

신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초저유전물질인 비정질 질화붕소를 포함해 다양한 결정성의 질화붕소를 선택적으로 합성하는 방법을 개발하는 게 목표”라며 “장기적으로는 질화붕소보다 복잡한 질화탄소붕소 화합물의 다양한 구조체로 연구를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광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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